“日국민 개헌하라고 찍은 게 아냐
그들이 원하는 것은 경제 회복”
여론 “개헌 반대” 50% “찬성” 40%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참의원선거를 통해 개헌안 발의 토대를 마련했지만 전문가들은 개헌 시나리오를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일본 국민여론 또한 부정적이어서 아베의 꿈이 현실화할지는 상당히 불투명하다.
일본 전문가들은 아베 총리가 개헌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지만 결코 쉽지 않은 난제임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11일 “이번 선거는 유권자가 개헌을 하라고 찍은 게 아니라 아베노믹스에 대한 소극적 지지의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여론조사도 개헌반대가 많고 여권 내 공명당이 헌법 9조를 고치는 데는 부정적이다. 어려운 길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에 바로 개헌안을 발의할지, 헌법 9조까지 건드릴지, 중의원을 해산해 임기를 조절하면서 방법을 찾을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경제회복이다. 경제가 나빠지면 개헌은 말도 꺼낼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도 “유권자들은 아베노믹스에 대해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대안이 없다는 현실을 인정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개헌세력 4개 정당도 오사카유신회는 지방분권을 주장하는 등 4개당 내부의 의견통일이 쉽지 않다”며 “자민당 개헌안 초안을 보면 너무 이상한 내용도 많아 그대로 밀어붙이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국민투표에 붙이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민여론도 호의적이지 않다. 개헌세력이 중·참의원에서 3분의2의석을 확보함에 따라 개헌발의는 가능하지만 개헌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국민투표에서 절반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교도(共同)통신의 10일 출구조사에 따르면 ‘아베 정권하에서 개헌’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0%로 찬성 의견(39.8%)을 압도하고 있다.
물론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개헌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이종원 와세다대 교수는 “지금까지 아베 지지율을 지탱해온게 초기에 반짝했던 아베노믹스다”면서 “대외경제 여건이 더 나빠지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 끝내 일본경제가 헤어나오지 못하면 오히려 정권의 기반을 되찾기 위해 개헌드라이브를 강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 교수는 “경제에서 구심력이 떨어지면 어쩔수 없이 일본 보수층의 숙원인 개헌에 올인해 정치이슈로 돌파구를 찾으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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