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서 “수일 내 정식 요청”
쿠데타 주모자 지목된 외즈튀르크
혐의 부인… “귈렌 측이 했을 것”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에 대한 송환을 미국에 거듭 요구했다. 에르도안이 쿠데타 세력을 단죄하기 위해 사형제 부활을 관철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귈렌이 터키로 송환될 경우 그의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에르도안은 이날 미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테러리스트(귈렌)를 데리고 있어서는 안 된다. 미국은 그를 터키로 돌려보내야 한다”며 “귈렌의 송환을 요구하는 정식 공문서를 수일 안에 미국 정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귈렌은 앞서 17일 자신이 쿠데타 배후로 지목된 것과 관련해 “이번 쿠데타가 (에르도안에 의해) 기획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일축했다. 미국도 터키 정부가 귈렌이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구체적 증거를 제시한 뒤에야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송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에르도안은 이날 인터뷰에서 사형제의 조속한 부활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 ‘왜 (쿠데타를 벌인) 그들을 감옥에서 수년 동안 먹여 살려야 하느냐’고 묻는다”라며 “쿠데타로 가족을 잃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아주 합리적이며 타당한 방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에르도안이 19일 군중 연설에서 “20일 국가안전보장회의 후 각료회의를 열고 중대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혀 사형제 부활 등 쿠데타 후속조치를 20일 발표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쿠데타 핵심 주모자로 지목된 아킨 외즈튀르크 전 터키 공군사령관은 18일 법정에 출두해 “쿠데타를 계획하고 이끌지 않았다”고 쿠데타 모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내 경험으로 비춰볼 때 그 쪽(귈렌 지지 세력)이 이번 쿠데타를 기도한 것 같다”라며 “쿠데타가 발생한 날 아침 터키 서부도시인 이즈미르에 머물렀고 이어서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친구 딸의 결혼식에 참석할 계획이었다”고 항변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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