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한국 노인의 표준 뇌 영상 모형을 제시했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뇌 질환이 없는 60세 이상 고령인 96명의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한 결과를 분석해 ‘한국 노인의 표준 뇌 모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한국 노인 뇌의 좌우 폭은 13.6㎝로 서양인 13.4㎝보다 조금 넓었다.
반면 앞뒤 길이는 서양 노인(17.3㎝)이 한국 노인(16.0㎝)보다 길었으며, 상하 높이도 서양 노인(11.5㎝)과 한국 노인(12.4㎝) 사이에 0.9㎝의 차이를 보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국 노인의 표준뇌 자료는 치매극복연구센터 홈페이지(http://recode.webnode.kr/news/kne-korean-normal-elderly-group-template/ )에서 무료로 내려 받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뇌의 표준판은 60세 가량의 사망한 프랑스 여성들의 부검으로 도출된 ‘Talairach atlas’였다. 이 표준판은 대표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국제뇌지도협회(ICBM)에서는 여러 표준뇌를 만들어왔는데, 이도 나이나 인종 등 표현 그룹 범주를 제대로 나타내지 못했다.
김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인 뇌는 서양인 뇌와 비교해 환경ㆍ유전 등의 요인으로 크기와 형태에 큰 차이가 있었는데, 서양인 표준뇌를 사용함으로써 진단과 연구 등에서 정보손실과 오차 발생위험이 컸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노인의 표준 뇌 모형을 개발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한국 노인 환자만을 대상으로 표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만큼 치매나 혈관성 우울증 등 노인 뇌질환과 관련해 표준뇌 분석에 연구비 절감과 기간 단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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