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인생선배 충고’ 라며 “민정수석 완장차고 검찰 출두할 건가”
박완주, “우 수석, 국회 운영위 열 테니 국민 앞에서 소명하라”
더민주, 대통령 NSC 발언에 “비판을 흔들기로 인식해 호통”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1일 “인생 선배의 충고”라며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병우 사단’이라고 얼마나 으스댔는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권력”이라며 “오동 잎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압니다. 우 수석은 이번 주 내로 물러갈 겁니다”라며 사퇴를 예견했다. 그러면서 “이 길이 자신을, 검찰을, 대통령을 위하는 유일한 길이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2000년 9월 문화관광부 장관 재직 시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 등으로 야당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자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돼선 안 된다”며 장관직을 사퇴했다. 박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런 사실을 언급하고 “저는 억울했지만 현직 장관으로 검찰 조사를 받을 수 없어 사표를 냈다.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에서도 무혐의였다”며 “우 수석은 검찰에 출두하며 민정수석 완장차고 가시렵니까”라고 반문했다. “경험 있는 인생 선배의 충고입니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원내정책회의에서도 “우병우 시한폭탄이 째깍째깍하고 있다. 우 수석이 사퇴해야 박근혜 대통령도 살고 검찰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제기된 의혹과 거짓 해명만으로도 민정수석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면서 “민정수석 신분으로 수사를 받겠다는 것은 ‘나는 죄가 없으니 수사해 보라’는 협박”이라고 사퇴를 거듭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연일 우 수석의 사퇴를 거론하며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조차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굳이 자리에 연연하겠다면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할 테니 국민 앞에서 소명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재경 대변인은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흔들린다’는 박 대통령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모두 발언에 대해 “국민의 합당한 의견제시를 비난과 저항, 대통령 흔들기로 인식하며 호통을 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뿐”이라며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는 오기가 발동한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검사장에 대한 수사도 못하는 검찰이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할 리 만부당하다”며 우 수석 의혹수사를 위한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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