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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유럽 난민과 탈북여성

입력
2016.07.2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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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0일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선이 지중해에서 뒤집혀 타고 있던 난민 800명이 숨졌다. 그로부터 1년 뒤인 올해 4월에도 지중해에서 난민선이 침몰해 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제 지중해는 죽음의 바다가 되었다. 유엔난민기구(UNHCR), 국제이주기구(IOM) 등의 추정에 따르면 지중해 루트에서 목숨을 잃은 난민은 2014년 이후 6,000명이 넘는다. 최근 제한됐지만 발칸(터키-그리스)루트, 헝가리(헝가리-오스트리아)루트 등 지중해 외의 난민 루트에서 목숨을 잃는 난민들도 부지기수다.

▦ 난민 주요 발생지는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내전 중이거나 전쟁을 겪은 국가들이다. 현지의 정정 불안과 열악한 생존환경이 난민들로 하여금 목숨을 걸고 유럽으로 향하게 한다. 이런 상황을 만든 데는 미ㆍ영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 유럽세계가 자유와 인권의 이름으로 열렬히 지원한 아랍의 봄이 일정한 역할을 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동기가 좋다고 해서 결과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 유럽이 난민 문제로 중대한 시험대에 섰다. 유럽 도처에서 빈발하는 테러 대부분이 이민자 가정 출신들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난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하다 못해 증오로 타오르고 있다. 엊그제 헝가리 총리는 “난민은 독이다”라며 난민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서슴없이 표출했다. 유럽연합(EU)을 뒤흔든 브렉시트의 배경에도 이민자와 난민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100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인 독일의 경우 메르켈 총리가 잇단 테러 발생으로 곤경에 처했다. 유럽이 이 같은 난민사태를 감당해 낼 수 있을까.

▦ 시선을 국내로 돌리면 탈북자 문제가 있다. 27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내 정착탈북 여성 가운데 상당수가 티켓 다방 등에서 성매매를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천신만고 끝에 한국에 왔지만 그들에게 버젓한 일자리는 돌아가지 않는다. 정부가 나름대로 북한 이탈주민 자립 지원책을 마련했다지만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탈북을 지원하고, 북한주민의 인권 실태를 소리 높이 규탄하다가도 막상 그들이 우리 곁에 오고 난 뒤로는 이내 무관심해지거나 차별이다. 유럽 난민사태도 마찬가지지만, 위선을 벗고 실질적 문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계성 논설실장 wkslee@hank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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