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원대 주식 대박’ 논란을 일으킨 진경준(49ㆍ구속)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9억원대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현직 검사장의 구속 기소는 처음이다.
이금로(51) 특임검사팀은 29일 진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위계공무집행방해,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진 검사장에게 뇌물을 건넨 김정주 NXC 회장과 서용원(67) 한진그룹 대표이사도 뇌물공여죄로 각각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2005년 김 회장 측으로부터 받은 4억2,500만원으로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취득한 뒤, 이를 매도해 얻은 8억5,370만원으로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진 검사장은 이후 해당 주식을 처분해 12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2005년 1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가족 여행 경비 5,000여만원 및 넥슨홀딩스의 리스 차량 이용ㆍ구입 비용 4,900여만원을 김 회장 측이 대납하도록 떠 넘긴 데 대해서도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진 검사장이 김 회장에게 각종 법률 상담 등을 해 주는 대가로 9억 5,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겼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진 검사장은 또, 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일하던 시절 한진그룹 관련 사건의 내사를 종결한 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던 서 대표에게 “처남의 청소용역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라”고 요구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이밖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김 회장 측에서 받은 주식 구입 자금을 장모로부터 받은 것처럼 조작해 허위 신고하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도 추가됐다.
다만 특임검사팀은 한진그룹 내사 사건이 부당하게 종결됐다고 볼 만한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배임 의혹 등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가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대검찰청은 이날 법무부에 진 검사장에 대한 해임을 청구하는 한편 검찰개혁추진단을 신설, 조직문화 개선 및 청렴성 제고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검은 김주현 대검 차장을 단장으로 임명해 청렴문화 확산 태스크포스(TF), 바람직한 조직문화 조성 TF 등 4개 TF를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대검 관계자는 “최근 진 검사장 뇌물비리 사건 등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검찰의 청렴성과 조직문화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국민의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본질적 개혁을 이루기 위해 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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