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현직 검사장으론 첫 기소
대검, 법무부에 陳 해임 징계 청구
진경준(49ㆍ구속)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120억원대 주식 대박’을 거둘 수 있도록 뇌물을 건넨 혐의로 김정주(48)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회장 개인의 배임ㆍ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금로(51) 특임검사팀은 29일 진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제3자 뇌물수수, 위계공무집행방해,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현직 검사장의 구속 기소는 검찰 68년 역사상 처음이다. 진 검사장에게 9억 5,000여만원의 뇌물을 건넨 김 회장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2005년 김 회장 측으로부터 받은 4억2,500만원으로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취득한 뒤, 이를 매도해 얻은 8억5,370만원으로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진 검사장은 이후 해당 주식을 처분해 120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김 회장에게 각종 법률 상담 등을 해 주는 대가로 2005년 1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가족 여행 경비 5,000여만원 및 넥슨홀딩스의 리스 차량 이용ㆍ구입 비용 4,900여만원을 김 회장 측이 대납하도록 떠 넘긴 데 대해서도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진 검사장은 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일하던 시절 한진그룹 관련 사건의 내사를 종결한 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이었던 서용원 대표에게 “처남의 청소용역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라”고 요구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이밖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김 회장 측에서 받은 주식 구입 자금을 장모로부터 받은 것처럼 조작해 허위 신고하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이날 특임검사의 활동을 사실상 종료하고 김 회장의 배임ㆍ횡령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 맡겨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김 회장이 넥슨코리아를 넥슨재팬에 헐값에 매각해 손실을 입히는 등 2조8,000억원대 배임·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가 있다며 지난 11일 김 회장을 고발했다. 검찰은 진 검사장 수사 과정에서 김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단서도 함께 확보한 만큼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대검찰청은 이날 법무부에 진 검사장에 대한 해임 징계를 청구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를 통해 해임이 확정되면 진 검사장은 3년 동안 공무원 임용 및 변호사 개업이 불가능하며 연금과 퇴직금 4분의 1이 감액된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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