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급성 심장정지 발생률이 1.3%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폭염일 때 오후 3~5시에 가장 많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폭염은 최고 온도 33도 이상이 이틀간 이어지는 경우다.
오세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와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국제심장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rdiology) 최신호(7월호)에 발표한 한국인의 급성 심장정지 환자의 분석결과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교수는 “2006~2013년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6개 광영시의 급성 심장정지 환자 5만318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했다.
급성 심장정지는 심장 수축이 순간적으로 정지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뇌를 포함한 장기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는데, 이 상태가 3~4분 지속되면 뇌 손상이 시작되고, 10분 이상 지속되면 심장 돌연사, 심인성 급사, 심장마비사로 이어진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루 중 최고기온이 28도인 날의 급성 심장정지 발생률이 가장 낮았다. 기온이 1도씩 올라갈 때마다 급성 심장정지 발생률은 1.3%씩 증가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인은 폭염에 더 취약했다.
시간대별로는 폭염이 아닐 때는 오전 7~10시, 폭염일 때는 오후 3~5시에 급성 심장정지 환자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국내 급성 심장정지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2006년 37.5명에서 2010년 46.8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오 교수는 “극심한 폭염 속에서는 탈수, 전해질 불균형, 콩팥 기능 이상, 자율신경계 불균형, 혈전 발생 등 여러 생리적인 불균형이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심혈관계가 취약한 사람에게는 이런 변화가 급성 심장정지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체온이 올라가면 혈관을 확장해 땀을 배출하는데, 이때 넓어진 혈관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이 무리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폭염경보나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 낮 시간 야외 활동을 피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심혈관계 질환자는 이상 신호를 느끼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건강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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