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과 기술을 좀 더 길러 멋진 부사관이 되고 싶습니다.”
특급전사 제도가 생긴 2014년 이후 3년 연속 타이틀을 놓치지 않은 이정빈(28ㆍ여) 중사는 아직도 만족하지 못한 듯하다. 3년 연속 특급전사가 되며 붙여진 별명은 ‘철녀(鐵女)’. 165㎝의 키에 53㎏의 작은 체구지만 군인으로서 누구보다 다부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남 함안군에 위치한 육군 제39보병사단 정비근무대에 복무 중인 이 중사는 올해에도 특급전사로 선발됐다. 성별에 무관하게 상위 30% 성적을 낸 군인에게 주어지는 영예다.
특급전사는 3일간 체력단련, 정신전력(안보소양), 병 기본훈련(구급법 화생방 각개전투), 사격, 편제장비(통신 화생방장비) 등 5개 과목의 시험을 치러 선발된다. 이 중 15㎏의 군장을 메고 5㎞를 달리는 공격군장과 25㎏의 군장을 메고 10㎞를 달리는 완전군장은 지옥의 코스로 불린다.
이 중사는 “한여름 무더위에 군장을 메고 1시간 정도에 완주해야 하는 만큼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악물고 버틴 것도 있었지만 같은 부대에 있는 동료들의 응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중사의 특기는 사격이다. 이번 특급전사 선발시험에서도 20발을 쏴 모두 과녁에 적중시켰다. 비결은 중학생 시절부터 활동한 사격선수 경력이었다.
이 중사의 모교는 광주체육중과 광주체육고. 원래는 태권도 선수였지만 어린 시절 무리한 운동 탓에 관절이 안 좋아져서 사격선수로 전향하게 됐다고 한다. 이 중사는 “어릴 때 태권도를 너무 좋아해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스스로 태권도 도장에 나갈 정도였다”며 “그런데 무리한 운동 탓에 무릎과 발목 관절이 안 좋아져서 선수생활은 그만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생활은 접었지만 체력단련은 태권도로 꾸준히 했다.
태권도 5단을 자랑하는 이 중사는 전투체육시간과 일과 이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부대 태권도 교육에 나섰다. 39사단 관계자는 “지난해 제2작전사령부 태권도 승단 성과분석에서 39사단이 승단율 우수부대로 선정되는 데에 이 중사의 역할이 컸다”고 했다.
이처럼 부대의 자랑으로 꼽히는 이 중사지만, 정작 본인은 그런 타이틀이 부담스러운듯 했다. 이 중사는 “아직도 갈고 닦아야 할 부분이 많다”며 “정체된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꾸준히 실력을 연마해 진짜 군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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