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리우 올림픽 선수촌이 언론에 공개됐다. 우려했던 것처럼 열악한 상황이지만 그나마 한국 선수단 숙소는 사정이 나은 편이어서 선수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3일(한국시간) 개방한 선수촌은 전체 31개동 아파트에 3,604개실이 마련돼 있었다. 한국 선수단은 선수촌 정문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6동에서 지낸다.
전세계 207개국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동안 다양한 문화를 공유해 ‘미니 지구촌’이라고 불리는 선수촌은 그 명성에 걸맞게 각국의 대형 국기가 아파트 외벽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리우 항만 내부 문제로 대형 태극기 배송이 지연되면서 외벽을 장식할 태극기를 내걸지 못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 준비 상황과 관련한 온갖 잡음 속에서도 브라질 정부는 선수촌만큼은 ‘고급 호텔’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도 “역대 가장 아름다운 선수촌”이라며 거들었다.
그러나 공개된 선수촌은 고급 호텔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 지난달 24일 입촌 첫날부터 화장실이 막히고, 천장에서 물이 새고, 비상계단에 전등이 안 켜지는 등 시설에 각종 문제점이 드러났다. 호주 선수단은 선수촌 시설과 관련한 문제점이 200가지에 이른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며칠간 호텔로 거처를 옮겼다가 보수 공사를 마치자 돌아오는 소동을 벌였다.
심지어 개최국인 브라질 선수단도 선수촌 수리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인근 호텔에 머물렀고, 아르헨티나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수준”이라고 혹평하며 대표팀 스태프들이 쓸 임대 아파트를 새로 구했다.
이처럼 올림픽 선수촌이 ‘재앙’ 수준으로 전락한 것은 대회 코앞까지 ‘초치기 공사’를 벌이느라 수도, 가스 시설과 관련한 테스트를 거칠 시간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선수촌 관리 책임자였던 마리오 실렌티 촌장은 ‘주거가 불가능한’ 선수촌 실태와 관련해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스럽게도 대한민국 선수단이 지내는 곳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체육회 관계자는 “우리 선수단이 사용하는 6동은 지난해부터 모델하우스로 사용됐던 동이라 어느 정도 안정이 돼 있다”고 소개했다. 또 “식당이나 수송센터가 모두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위치라 여러모로 숙소 배정은 잘 된 편”이라고 덧붙였다.
리우=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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