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사드대책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영호 의원을 비롯한 더민주 초선 의원 6명이 한중 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과 관련해 8일 중국을 방문한다. 이들은 중국 베이징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부 싱크탱크인 판구연구소 관계자와 함께 사드 문제와 관련한 좌담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당국의 반발, 보복 움직임과 함께 관영 언론의 반한 논조가 고조되는 시점에 이루어진 야당 의원의 방중은 적잖은 논란과 우려를 제기했다. 새누리당은 매국행위로 규정하고, 사드 배치 반대 당론을 가진 국민의당조차 적절성에 의문을 표해왔다. 사드 배치 반대에 부정적인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언급했듯, “중국에 이용당할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에는 더민주 방중 의원 가운데 강경한 사드 반대론자가 포함돼 중국 구미에 맞는 언행을 하기 쉽다는 걱정과 함께 중국 당국이나 국민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기 십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반한 감정을 앞장서 부추겨온 관영매체 환구시보가 평소라면 크게 주목하지 않을 야당의원의 방중 소식을 최근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한 것만 봐도 중국 당국이나 언론의 정치적 이용 가능성이 기우가 아니다.
그러나 중국 방문을 기획한 김 의원의 말을 들어보면 마냥 사시(斜視)로만 볼 일도 아니다.사드 배치 결정 이후 사실상 외교 통로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현지 여론을 살피고,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사안이 다방면의 갈등과 직ㆍ간접적 제재나 보복으로 번져 한중 관계 손상으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중국에 강조할 것이라고 한다. 더불어 우리 교민의 피해 여부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 정부의 공개적 직접 보복조치는 아직 없으나 수교 이후 25년간 지켜온 정경분리 원칙이 이번에 깨질 경우 양국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고, 향후의 한중 관계 악화는 물론 동북아 평화마저 담보할 수 없는 위기가 도래하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더민주 의원들의 사드 외교가 중국 내 반한 감정에 기름을 부을지, 중국의 이성적 접근을 재촉하는 계기가 될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숱한 논란에도 중국행을 강행하는 더민주 의원들이, 중국 내 분위기가 자국 중심주의를 부추기는 비정상상황임을 감안해 모쪼록 언행에 신중을 기하길 촉구한다. 정치체제의 차이를 외면한 섣부른 이상론 대신 체제를 초월한 보편적 논리로 양국 간 이해의 폭을 넓히되, 어떤 경우든 국익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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