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비해 장거리ㆍ투기 종목
출전 제한ㆍ체급 수 적어 논란
WSJ “도전기회 박탈 시대 착오”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이 남성 못지않게 두드러지고 있지만, 여전히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도전에 차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선수들이 ‘메달 천장’에 부딪혔다”고 8일 보도했다. 여자 선수들이 남자들보다 제한된 종목에 출전하면서 메달 획득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리우올림픽에는 207개 국가 1만여 명의 선수들이 28개 종목에 참가해 모두 306개 금메달을 놓고 기량을 겨룬다. 이중 남자 선수들이 딸 수 있는 금메달 수는 169개(55.23%)지만, 여자 선수들은 137개(44.77%)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에게 더 많은 금메달이 배정된 것은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장거리 종목에 여성들의 출전이 제한된 데다 투기 종목 역시 여성 체급 수가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영 여제’ 케이티 러데키(19ㆍ미국)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러데키는 이미 리우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세계 신기록(3분56초46)을 세우며 다관왕에 시동을 걸었다. 자유형 400m, 800m, 1,500m 등 3개 종목 세계 기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러데키는 1,500m의 경우 종전 기록보다 13초나 빨라 리우 올림픽 1,500m 경기에 출전할 수만 있다면 금메달은 떼 놓은 당상이다. 하지만 올림픽에서는 여자 자유형 1,500m 종목이 없기 때문에 러데키는 금메달을 하나 도둑맞은 셈이 됐다.
레슬링의 경우, 남자에 걸린 금메달은 12개지만 여자 선수들은 절반인 6개에 불과하고, 권투도 남자가 10개 체급인데 반해 여자는 단 3개 체급(플라이ㆍ라이트ㆍ미들)에만 출전할 수 있다. WSJ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처음부터 메달에 도전할 기회조차 박탈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일부 종목은 신체 조건이 뛰어난 특정 국가의 여성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출전 체급ㆍ종목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리우올림픽은 남녀 출전 선수 비율이 ‘55대 45’ 정도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균형 잡힌 성비”라며 “향후 점차 여자 선수들의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현 인턴기자(이화여대 경제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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