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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에페 경기방식 봤더니… 박상영 금메달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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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에페 경기방식 봤더니… 박상영 금메달은 ‘기적’

입력
2016.08.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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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남자에페 금메달남자펜싱 박상영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제자 임레(헝가리)를 상대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상영 남자에페 금메달남자펜싱 박상영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제자 임레(헝가리)를 상대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펜싱은 검과 경기 방식에 따라 플뢰레, 사브르, 에페 3개 종목으로 나뉜다. 종목마다 사용하는 검이 다르고 공격할 수 있는 부위도 차이가 있다.

플뢰레용 검은 길이 110㎝ 이하, 무게 500g 이하여야 한다. 검의 단면은 사각형이다. 플뢰레는 찌르기 공격만 허용하며 얼굴과 팔을 제외한 상체가 득점 유효 부위이다. ‘공격 우선권’이라는 룰이 있어 심판의 시작 선언 후 먼저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 선수에게 공격 우선권이 주어지고 공격 우선권을 가진 선수의 득점만 인정한다.

사브르는 머리와 팔을 포함해 모든 상반신에 공격할 수 있다. 찌르기와 베기 공격 모두 허용된다. 따라서 다른 종목에 비해 점수가 빨리 나는 편이다. 사브르는 플뢰레와 마찬가지로 공격 우선권을 적용한다. 사브르에서 사용되는 검은 500g, 105㎝ 이내고 검의 단면은 삼각형이다.

박상영이 금메달을 딴 에페 종목은 검의 무게가 770g 이내로 다소 무거운 편이다. 검의 단면은 삼각형에 길이는 110㎝ 이하여야 한다. 에페는 펜싱에서 유일하게 전신을 모두 공격할 수 있는 종목으로, 공격 우선권이 없어 두 선수가 동시에 찌르면 모두 점수가 올라간다.

에페 경기 규칙을 이해하면 박상영이 따낸 금메달이 얼마나 기적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에페 개인전은 3분 3라운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승리하는 방법은 2가지다. 총 9분 동안 15점을 얻었을 경우나 규정 시간이 끝났을 때 상대보다 점수가 앞서고 있을 경우다. 이날 결승전에서 박상영은 10-14로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1점만 더 내주면 시간이 아무리 많이 남아 있어도 역전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었다.

남자 펜싱 박상영(한국체대)이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바닥에 주저 앉아 제자 임레(헝가리)의 공격을 피한 후 반격을 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남자 펜싱 박상영(한국체대)이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바닥에 주저 앉아 제자 임레(헝가리)의 공격을 피한 후 반격을 하고 있다. 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상대의 공격은 무조건 막고 자신만 5점을 연속해서 따야 하는 희박한 확률이었다. 더 악조건은 에페는 두 선수의 공격에 동시타를 인정한다. 먼저 공격에 성공한 쪽만 점수가 올라가는 플뢰레나 사브르와 달리 에페는 서로 동시에 공격했을 경우엔 양쪽 모두 득점을 인정한다.

박상영 입장에서는 무조건 공격만 염두에 두고 있을 수 없었다. 규정 시간 안에 서둘러 점수 차를 좁히려면 공격에 집중해야 하는데, 단 1점이라도 잃으면 안 되니 수비 역시 신경을 써야 했다. 에페는 전신을 모두 공격할 수 있다 보니 막아야 하는 범위도 넓다. 그래서 이날 박상영이 10-14의 점수를 15-14로 뒤집은 것은 기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만약 박상영의 경기를 TV드라마 각본으로 짰다면 시청자들에게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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