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휘문고와 경남고의 준결승전이 열린 15일 수원 KT위즈파크. 경기에 앞서 시구를 맡은 주인공은 2016 미스코리아 선(善) 문다현(21)이다. 그는 지역 예선에서 인천 진(眞)에 선발된 실력파로 언뜻 봐도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와 닮은 앳된 얼굴이 트레이드마크다.
고등학생 선수들의 환호 속에 마운드에 오른 문다현은 “야구는 보기만 하는 스포츠라 생각했는데 직접 공을 던져보니 신기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야구장을 찾은 건 미스코리아에 선발된 뒤 두 번뿐이라는 그는 “응원도 재미있고, 넓은 야구장 분위기도 너무 좋다. 이제부터 야구팬이 되어야겠다”고 신난 표정.
문다현은 미스코리아의 산실로 통하는 인하공업전문대학교 항공운항과에 재학 중인 승무원 지망생이다. 그는 “학교 선배님들이 미스코리아 대회에 많이 나가고 선발 되긴 했지만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교수님 추천을 받았을 때만 해도 ‘내가 무슨’이라 생각했는데 부모님이 경험 삼아 나가보라고 해서 진짜 참가에 의의를 두고 나갔다. 그런데 결과가 너무 생각지도 못하게 나와서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겸손과 달리 174㎝의 큰 키에 귀여운 얼굴을 가지고 있고, 항공운항과에서 배운 전공 수업을 통해 대회 준비 과정은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여기에 특기는 스쿠버다이빙, 취미는 낚시일 만큼 또래의 여학생들이 경험해보기 힘든 다양하고 창의적인 활동들이 큰 무기가 됐다. 문다현은 “물을 좋아해 동남아 등지로 떠나 스노쿨링을 즐기다가 다이빙이라는 게 있다는 걸 알고 호기심에 시작해서 자격증까지 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바다 속에 들어가면 무중력 상태의 미지의 세계에서 조류를 거슬러 나아갈 때 도전 정신과 성취감이 생긴다”고 스쿠버다이빙 예찬론을 펼쳤다.
문다현은 “미스코리아에 선발됐으니 값진 기회를 얻은 것 같다. 스쿠버다이빙처럼 나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활동해보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수원=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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