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세계적인 IT기업 애플에 대한 투자를 최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소로스 등 미국 월가 대표 투자자들이 비슷한 시기 애플 주식을 전량 매각한 것과 정반대 행보다.
16일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올해 6월말 기준 애플 주식 총 1,5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말 보유 주식 980만주와 비교해 55% 늘어난 수치다. FT는 “애플 주가는 올해 4~6월 사이 12.3% 하락했으나 버크셔해서웨이는 오히려 애플 주식 540만주를 더 사들였다”고 전했다.
반면 다른 월가 큰 손들의 애플에 대한 태도는 정반대다.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와 ‘월가의 괴짜 천재’로 불리는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 에셋매니지먼트 등 유명 헤지펀드들은 지난 2분기에 보유 중이던 애플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데이비드 아인혼의 그린라이트 캐피털 역시 애플 지분을 16%나 줄였다.
시장은 최종 승자가 누가 될 지 주목하고 있다. 오랫동안 변동성을 우려해 ‘기술주 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 온 버핏이 애플 주식을 매입하고 보유량을 오히려 늘리는 것을 두고 마켓워치는 “애플에 대한 버핏의 투자는 애플의 장기 생존력을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이제 성장주가 아닌 가치주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반면 소로스는 뉴욕증시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 하락에 베팅액수를 2배 늘리며 시장 전반의 하락까지 장담하는 분위기다.
아직까지는 버핏의 베팅이 앞서고 있다. 6월말 95.6달러인던 애플 주가는 이달 15일 109.5달러로 14.5% 상승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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