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올림픽 여자 자유형 100m에서 미국 수영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딴 흑인 시몬 마누엘(20)의 쾌거가 오랜 세월 백인 위주 스포츠로 여겨졌던 수영의 문호를 흑인 사회에도 활짝 여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는 이른바 ‘짐 크로 법’등 과거 인종차별 관습의 영향으로 오래도록 미국의 흑인들은 백인에 비해 충분한 수영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최근 미국수영협회가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흑인 아동 및 청소년 중 70% 가량이 50m 이상 수영하지 못한다고 답한 반면 백인 아동의 경우 이 비율은 6%에 그쳤다. 이처럼 수영을 멀리한 탓에 미국의 아동 익사자 중 흑인의 비율은 백인의 6배에 달할 정도이다. 짐 크로 법이 폐지된 1965년 이후 인종에 따라 출입을 제한하지 않는 사설 수영 클럽이 우후죽순 만들어지면서 흑인 사회에도 수영 교육 붐이 일었지만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제프 윌스 몬태나대학 역사학과 교수는 “인종차별의 기억 탓에 흑인 부모들은 아이들을 수영장에 데려가지 않았다”라며 “이들 세대가 두려움이라는 이름의 유산을 물려주면서 현대에도 흑인들은 수영교육 기회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NYT는 이처럼 수영 교육으로부터 배제되어온 흑인사회가 마누엘의 금메달 획득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엘 존슨 시카고 남부 수영클럽 대표는 “마누엘 등 미국 흑인 수영선수들의 선전으로 수영장을 찾는 흑인 아이들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국 사회가 이제 흑인이 수영을 잘 하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강유빈 인턴기자(연세대 불문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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