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면 대권 도전”
야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더 좋은 대한민국은 지도자 한 명의 리더십이 아닌,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책임 있는 참여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기존의 정치가 ‘나를 뽑아 주면 다 해결해줄게’라며 계약서를 내밀고, 국민들은 사인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국민들 스스로가 주인으로, 문제의 해법을 고민하는 단계부터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다.
안 지사는 지난 15일 천안 독립기념관 인근 정원에서 한국일보ㆍ김호기 연세대 교수와 가진 ‘2017 도전하는 리더들, 시대정신을 말하다’ 대담에서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함께 합시다’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안 지사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던 전통적 믿음을 깨야 한다. 이제는 사공이 많아야 배가 안정적으로, 속도감 있게 나간다고 믿어보자”며 이같이 밝혔다.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양극화 해소 방안에 대해선 “정부가 소득 재분배 정책을 펼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결코 ‘퍼주기’로 흘러선 안 되고, 도덕적 해이를 막고 개인적 책임이 전제되도록 복지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미중 패권 경쟁의 각축장이 된 한반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축으로 한국 주도의 아시아 평화공동체를 만들자는 제안도 내놨다.
안 지사는 내년 대선 출마에 대해선 “시대적 소명 의식과 목표를 자각하고, 준비가 돼 있다면 도전하는 게 정치인의 의무다”며 “지든 이기든, 후보가 되든 안 되든 상관 없이 도전해야 한다”고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 도전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안 지사는 “현재 대한민국과 미래의 대한민국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체로 걸러내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천안=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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