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기회 주고 미래 구상하고파"
해외 진출 추진…국내 대회와 병행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 이용대(28·삼성전기)가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혔다.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연습코트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난 이용대는 “나도 선배들에게 이렇게 기회를 이어받아 메달까지 땄다”며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리우 올림픽 개막 전부터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겠다고 밝혀온 그는 최근 이득춘 국가대표팀 감독과 면담하면서 은퇴 의사를 다시 한 번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혼합복식 금메달을 딴 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남자복식 동메달을 땄다. 이번 대회까지 3차례 올림픽 무대에 선 그는 “후배에게 기회가 돌아간다면 그들은 8년, 12년을 보고 뛸 수 있다”면서 “다른 선수들도 나처럼 올림픽에 3번씩 출전할 수 있는 기회와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만약 후배들의 성적이 안 나오고, 내 실력이 더 좋다면 국가가 부를 때 당연히 돌아올 것”이라며 복귀 가능성도 열어놨다.
국가대표 은퇴가 현역 은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용대는 국내 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면서 해외 프로리그 진출을 노릴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 등에선 한국의 프로야구 KBO리그처럼 배드민턴 리그가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이용대는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가 해외 배드민턴 리그 시즌이다. 그 기간에는 해외 리그를 돌고, 이후 4월부터 국내 대회가 시작하면 한국에서 무조건 뛸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자리를 내려놓은 만큼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는 다짐도 했다. “즐기면서 배드민턴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그는 “가족도 중요하다. 지난 4년간 한 달에 2~3주는 국제대회 참가 때문에 해외에 나가 있어야 해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적어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용대는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오기만 했다”며 “일단 부담을 덜어내고 운동하면서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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