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구·제주 빼고 13곳 당선
차기 당 지도부 다수 차지할 듯
“대표 선거서 비주류 결집” 관측도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친문재인계가 독식할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화하고 있다. 27일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 선출이 남아 있지만, 권역별 최고위원 후보가 되는 16개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당 주류인 친문계 인사들이 대거 당선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가 문재인 전 대표의 차기 대권 행보에서 외연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에 선출된 시도당위원장들은 ▦서울ㆍ제주 ▦경기ㆍ인천 ▦충청ㆍ강원 ▦영남 ▦호남 등 5개 권역별 최고위원을 호선한다. 이 중 전남ㆍ대구ㆍ제주를 제외한 13개 시도당위원장이 주류 후보들로 채워졌다. 부문별 최고위원을 겸하는 여성ㆍ청년ㆍ노인위원장 선거도 주류 후보들이 경쟁하고 있어 차기 지도부 내 8명의 최고위원 중 다수를 주류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일각에선 당 대표 선거에서 비주류가 결집해 견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친문 성향’의 온라인 권리당원이 서울시당과 경기도당위원장 선거에서 맹위를 떨친 점을 감안하면, 견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은 권리당원 21만명 중 3만5,000여명에 불과하지만, 문재인 대표 시절 입당한 당원이 많고 정치 참여의식이 높아 ‘주류 독식’을 가능케 한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비주류 측 한 의원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친박계 중심으로 뭉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우려했던 대로 ‘친문당’이 돼가고 있다”고 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등 다른 대선주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문재인 대세론’을 고착화시켜 당내 대선후보 경선 흥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친문계에선 이번 결과가 과거처럼 대의원에게 ‘오더’를 내린 게 아니라 당원들의 자율 투표의 결과라는 입장이다. 한 전직 의원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지도부 내 비주류 인사들이 당 대표와 문재인 대선후보를 얼마나 흔들었느냐”며 “오히려 계파갈등의 소지를 줄이고 야권 지지층에게 단결된 모습을 보이는 효과도 있다”고 반박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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