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국민통합 기대했는데 이해할 수 없는 행보”
여권의 대선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지금의 시대정신은 한마디로 ‘경쟁에서 공존으로’라고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19일 서울 명륜동 자신의 ‘공(共)ㆍ생(生) 연구소’에서 한국일보ㆍ김호기 연세대 교수와 함께 진행한 ‘2017 도전하는 리더들, 시대정신을 말하다’ 대담에서 지금 절실히 필요한 시대정신으로 공존의 가치를 첫 번째로 꼽았다.
오 전 시장은 “산업화ㆍ민주화를 이뤄오는 동안 치열한 경쟁 속에 뒤처지고 넘어진 사람들을 보듬지 않고서는 더 이상 희망을 얘기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공존의 가치는 경제 성장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게 오 전 시장의 판단이다. 그는 “공존이 사회ㆍ문화적 자본으로서 저성장ㆍ저고용ㆍ저소비의 뉴노멀 시대에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2단계 추진 로켓’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공존과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박근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공당인데 마치 (박 대통령의) 사유물처럼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국민 통합에 기대가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과 관련해서도 “최소한 특별감찰관이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순간 거취표명이 이뤄졌어야 정상적인 정부”라며 “우 수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검찰에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냐”고 비판했다.
그는 내년 대선과 관련해 여권의 유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데 대해 “기대에 부응할 준비가 갖춰져 있는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스스로를 갈고 닦는 일을 충실히 해 나갈 뿐”이라는 말로 때를 기다리고 있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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