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女강사 집유ㆍ사회 봉사
연인 사이인 중학생 제자와 동의 하에 성관계를 했더라도 성적 아동학대 행위에 해당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한지형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학원 강사 A(32·여)씨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9∼25일 서울 영등포구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당시 중학교 2학년인 학원 제자 B(13)군과 4차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27일 서울의 한 학원에서 자신의 강의를 듣는 B군에게 “만나보자”며 교제를 제안했다.
둘은 집이 같은 방향이어서 학원을 마치고 인근 전철역까지 한 달간 동행하며 친해진 상태였다.
A씨는 이후 B군에게 ‘같이 씻을까’ 등의 선정적이거나 성관계를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자신의 집에 놀러 올라고 불러 성관계도 했다.
A씨와 그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성관계는 사귀는 과정에서 합의 하에 이뤄졌다”며 “성적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B군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A씨를 사랑하고 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성관계 당시 당황스럽고 부끄러웠다”고 진술했다.
한 판사는 “피해자가 성인에 가까운 신장을 가졌더라도 만 13세에 불과해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성적 자기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웠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성적 무지 등을 이용해 자신의 성적 만족을 얻기 위한 의도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 판사는 이어 “일반인의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을 기준으로 볼 때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피고인의 행위는 성적 학대에 해당한다”며 “다만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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