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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고 가봉 대통령 재선 성공…야권 “불복”에 정국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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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고 가봉 대통령 재선 성공…야권 “불복”에 정국 혼란

입력
2016.09.0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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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 야권 지지자들이 31일 수도 리브르빌에서 대선 결과 발표에 항의하며 격렬히 시위를 벌이고 있다. 리브르빌(가봉)=AFP 연합뉴스.
가봉 야권 지지자들이 31일 수도 리브르빌에서 대선 결과 발표에 항의하며 격렬히 시위를 벌이고 있다. 리브르빌(가봉)=AFP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가봉의 알리 봉고(57) 현 대통령이 부정 선거 논란 속에 재선에 성공, 봉고 가문의 장기 집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권이 강력히 반발하고 선거결과에 불복한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까지 벌어지고 있어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가봉 패컴 무벨레트 부베야 내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지난주 시행된 대선 개표 결과 봉고 대통령이 경쟁자인 장 핑(73) 후보를 근소한 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고 이날 밝혔다. 가봉 선거관리위원회도 봉고 대통령의 재선을 승인했다.

봉고 대통령은 득표율 49.80%를 기록하며 득표율 48.23%를 얻은 핑 후보를 5,594표 차로 따돌렸다고 내무장관은 전했다. 전체 유권자는 62만7,805명, 투표율은 59.46%로 집계됐다. AFP는 그러나 “가봉 전체 9개 주 중에 1개 주의 투표율이 99.93%로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핑 후보 캠프는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며 재검표를 요구했다. 핑 후보 측 관계자는 “표들을 도난 당했다”며 “가봉 국민은 이번 결과를 수용하지 않을 것”고 말했다.

대선 결과가 발표되자 수도 리브르빌에는 성난 시위대 수백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군경과 충돌했다. 시위대 일부는 선관위 사무실 습격을 시도했다. 시위대는 봉고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선관위 본부로 향했고 경찰은 최루탄, 섬광 수류탄 등을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했다.

앞서 봉고 대통령과 중국계 이민자 출신의 핑 후보는 서로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 양측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에 가봉군과 경찰 병력이 전날 리브르빌 전역 곳곳에 배치됐다. 가봉 시민 일부는 2009년 선거 폭력사태가 되풀이될 것을 우려해 식량을 미리 비축하기도 했다.

봉고 대통령은 가봉을 42년간 통치한 뒤 2009년 타계한 오마르 봉고 온딤바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봉고 대통령은 그 해 치러진 대선에서 부정 선거 시비 끝에 득표율 41.7%로 당선된 후 지금까지 가봉을 통치했다. 봉고 대통령의 강력한 경쟁 후보였던 핑 후보는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과 봉고 외무장관을 역임한 베테랑 정치인이다. 핑 후보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중국계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여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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