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터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의 원인은 배터리 결함인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고동진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갤럭시노트7 관련 긴급 설명회를 열고 “일부 갤럭시노트7에서 나타난 소손(燒損ㆍ불에 타 부서짐) 현상의 원인 분석 결과, 배터리 셀 자체 문제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의 원인이 불량 충전기 사용 등 일각에서 제기됐던 이용자 과실이 아니라 제품 자체에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수용액 상태에서 전류가 흐르는 전해질을 양극과 음극 사이에 넣어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게 하는 리튬이온전지다. 배터리 내부에 방처럼 생긴 본체 배터리 셀(cell)이 있고 이 셀 안에 음극과 양극이 분리막으로 나뉘어져 있다. 분리막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넘나들면서 전압을 발생시키는 게 구동 원리다. 그러나 분리막 불량으로 양극과 음극의 성분이 만나게 되면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이번 폭발 현상 역시 분리막 결함으로 인해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판명됐다.
고 사장은 “종합적으로 확인한 결과 셀 제조 공정상의 미세한 오차로 인해 음극과 양극이 만나게 되는 경우가 발견됐다”며 “배터리 셀 내부에 음극과 양극 사이 극판 눌림 현상과 절연테이프 건조 과정의 수축 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배터리 셀 공정 중 전지를 펼친 상태에서 전지 맨 마지막 부분이 하단으로 가야 하는데 아주 몇 개가 취약한 부분 쪽으로 올라오면서 전류 스트레스(외부 힘에 저항해 응집하려는 힘)를 받을 확률이 커진 것”이라며 “(갤럭시노트7) 개발 과정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없었는데 실제 공정의 품질 관리 수준이 일부 미흡했다”고 시인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1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품질 관리에 부족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고 사장은 배터리 공정 책임이 있는 협력사가 어딘지에 대해서는 “특정 회사를 지목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삼성SDI가 중국 공장에서 조립한 물량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발화로 직결될 수 있는 분리막 제조에서 문제가 생긴 만큼 삼성SDI의 신뢰도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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