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너그러운신 분” 화답
전날 대권 도전 환영해준 文 띄워
대선 경선서 친노 분화 불가피
‘친노(친노무현)계의 형제’인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권을 두고 덕담을 주고받았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의 순차 등판론이 깨지고 경쟁자 관계가 됐어도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안 지사는 2일 광주시교육청 특별강연을 위해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해 “늘 그렇게 너그러우신 분”이라며 “좋은 선배님들을 모시고 당 생활을 하고 있어서 매우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문 전 대표가 전날 안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상 대권 출마 선언을 한 것 두고 “환영한다.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이다.
문 전 대표는 앞서 4ㆍ13 총선 과정에서도 ‘안희정 대망론’을 언급하며 꾸준히 안 지사를 띄워왔다. 안 지사 역시 그 동안 불펜투수를 자처하며 먼저 대권도전에 나선 문 전 대표에 예우를 갖춰왔고, 추석 후에는 문 전 대표를 만나 자신의 결심을 전할 계획이다. 안 지사 측은 “맞대결에서도 서로를 흠집 내는 경쟁은 지양할 것”이라며 “모두 승리할 수 있는 즐겁고 축제 같은 대선경선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 대통령 후보 선출 또는 대표 선거를 기점으로 분화와 분열을 반복했던 친노계가 문 전 대표와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으로 다시금 분화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안 지사 세력의 다수가 참여정부 때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어 문 전 대표와 배타적 관계가 아닌 만큼 이번 분화의 내상(內傷)은 그리 깊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광주=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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