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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북녘까지…” 평화통일 꿈도 함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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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북녘까지…” 평화통일 꿈도 함께 달렸다

입력
2016.09.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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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인ㆍ가족 5000여명 참가

청정 민통선 달리며 가을 만끽

“오늘 평화의 발걸음 언젠가 결실”

영국 대사 등 외교사절도 참여

“군 초소 보니 남북분단 실감”

평화전망대ㆍ제2땅굴 등 방문도

제13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가 열린 4일 오전 강원 철원군 고석정에서 하프코스 참가 선수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철원=홍인기 기자
제13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가 열린 4일 오전 강원 철원군 고석정에서 하프코스 참가 선수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철원=홍인기 기자

“철책 넘어 북녘까지 달리는 날이 꼭 오리라 믿어요.”

강원 철원군과 한국일보가 주최하고 강원도개발공사 등이 후원한 ‘제13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가 4일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고석정 및 민통선 코스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외 마라톤 동호인과 가족 5,000여 명이 참가해 때묻지 않은 청정 코스를 달렸다.

이날 러너들은 경쾌한 군악연주와 축포에 맞춰 오전 9시부터 풀 코스(42.195㎞), 하프코스, 10㎞, 5㎞, 가족걷기(5㎞) 순으로 레이스에 들어갔다. 스타트 라인에는 이현종 철원군수와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을 비롯해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 헤이키 란타 주한 핀란드 상공회의소장, 이국재 제6보병사단(청성부대)장, 이화섭 철원경찰서장, 2016미스코리아 입상자 등이 나와 참가자들의 완주를 기원했다.

이 군수는 대회사를 통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건각들이 대한민국 최북단에서 내디딘 평화의 발걸음이 언젠가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은 축사에서 “1억년 전의 신비를 간직한 협곡과 한탄강 등 천혜자연을 간직한 명품 마라톤 코스에서 평소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하나씩 꼭 안고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영철(홍천ㆍ철원ㆍ화천ㆍ양구ㆍ인제) 국회의원은 축전을 보내 “이번 대회가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5㎞에 이어 올해 대회 10㎞ 코스에 도전한 헤이 영국대사가 유창한 한국어로 “오늘 우리의 발걸음이 한반도 평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하자 참가자들로부터 큰 박수가 쏟아졌다.

4일 열린 제13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 대회 식전행사에서 영국대사 찰스 헤이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4일 열린 제13회 철원DMZ국제평화마라톤 대회 식전행사에서 영국대사 찰스 헤이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이날 참가자들은 1년의 기다림 끝에 만난 민통선 코스를 달리며 성큼 다가온 가을을 만끽했다.

10㎞를 달린 이현준(48ㆍ서울 은평구 불광동)씨는 “조금만 북쪽으로 가면 남과 북이 대치한 비무장지대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황금 빛으로 물든 들판과 때묻지 않은 자연을 달리며 가을을 몸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 수원시에서 온 김민주(43ㆍ여)씨는 “청정 자연을 접하고 분단의 산 교육장인 이곳에 아이를 데려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미소를 지었다.

4일 열린 제13회 철원DMZ국제평화 마라톤 대회 식전행사에서 2016년 미스코리아가 멋진 군무를 펼치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4일 열린 제13회 철원DMZ국제평화 마라톤 대회 식전행사에서 2016년 미스코리아가 멋진 군무를 펼치고 있다. 배우한 기자 bwh3140@hankookilbo.com

방송인 정진수씨가 진행한 식전ㆍ후 행사도 즐거움이 가득했다. 2016미스코리아 진 김진솔(22)씨와 선 신아라(21)ㆍ문다현(20), 미 이채영(19)ㆍ김민정(20)ㆍ이영인(22)ㆍ홍나실(24)씨는 댄스공연을 선보이며 숨겨 놨던 끼를 맘껏 발산했다. 이후 열린 미스코리아 팬 사인회는 군 장병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민통선과 군사시설, 노동당사 등을 처음 접한 외국인들은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에 호기심을 나타냈다. 미국인 미첼 헤이우드(33)씨는 “이렇게 많은 군인들을 보기는 처음”이라며 “민통선 군 초소를 보니 남북 분단이 실감났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한 주한 외교사절 가운데 일부는 마라톤 대회를 마친 뒤 철원 평화전망대와 제2땅굴, 노동당사 등 한반도의 아픈 현대사의 기억을 간직한 안보관광지를 둘러봤다.

대회 남자 풀 코스 부문에서는 아프리카 브룬디 출신 귀화 한국인 김창원(38)씨가 2시간 39분 대 기록으로 2011년 8회 대회 이후 5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되찾았고, 여자부에서는 류승화(39)씨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주최 측은 부문별 입상자들에게는 상금과 기념메달을, 참가자 전원에게 철원 오대쌀과 타월 등 기념품을 증정했다.

철원=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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