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환절기 감기증상 방치했다간 제대로 터지는 ‘대상포진’
알림

환절기 감기증상 방치했다간 제대로 터지는 ‘대상포진’

입력
2016.09.06 04:00
0 0

계절이 바뀌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 같은 환절기에 쉽게 피곤해지고 감기도 잘 걸린다. 다른 질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다른 질환도 문제이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합병증으로 무척 고생하는 병도 있다. 바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 속에 숨어 있던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며 나타나는 ‘대상포진(帶狀疱疹)’이다. 전체 인구의 20% 이상에서 발생할 정도로 아주 흔하다. 초기 증상은 오한, 발열, 권태감 등 감기 몸살과 비슷해 오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초기에 치료 시기를 놓치면 통증과 합병증은 치명적일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에는 ‘통증의 마왕’으로 불리는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에는 ‘통증의 마왕’으로 불리는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대상포진 통증 척도
대상포진 통증 척도

면역력 저하가 주 원인…50대 여성에게 빈발

대상포진은 2~10세 어린이에게 수두를 일으키는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이 바이러스가 몸 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한다. ‘칼로 쑤시는 듯한 극심한 통증’으로 악명이 높아 ‘통증의 마왕’이라고 불린다. 면역력과 관련이 깊은 질환인 만큼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에 많이 발병한다.

수두를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지만 면역력이 본격적으로 저하되기 시작하는 50대 이후에서 발병 확률이 급증한다. 특히 50대 여성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50대 대상포진 남성 환자수가 5만9,783명, 여성 환자수는 11만1,653명으로 여성이 1.9배 가량 높았다. 전문가들은 폐경에 따른 호르몬 변화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폐경기 여성뿐만 아니라 수술 후 환자, 대상포진 가족력이 있는 경우, 당뇨병 환자와 기타 악성질환자, 세포성 면역력이 감소된 사람은 모두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대상포진에 걸린 환자의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
대상포진에 걸린 환자의 모습. 서울아산병원 제공

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심하면 시력상실ㆍ뇌졸중도

대상포진을 겪는 환자는 ‘수십 개의 칼이나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 ‘번개가 쾅 내리치는 것 같다’는 등의 통증을 호소한다. 출산할 때보다 더 극심한 통증을 겪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한 통증 척도에 따르면 대상포진의 통증은 출산통이나 수술 후 통증보다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난다.

문제는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이 감기 증상과 비슷해 방치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대상포진의 통증이 더 심해지거나 합병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대상포진 후 가장 흔히 나타나는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발진과 수포 등이 치료된 뒤에도 심각한 통증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환자의 9~15%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고, 60세 이상 환자의 많게는 10명 중 7명이 겪는다고 알려져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외에도 대상포진이 발병한 부위에 따라 합병증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얼굴에 대상포진이 나타나면 각막염, 시력감퇴, 녹내장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증상이 심하면 시력을 잃을 위험도 있다. 또한, 얼굴에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뇌졸중 발병이 평균 1.9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된 바 있다.

72시간 내 치료해야 합병증 위험 줄여

대상포진에도 ‘골든 타임’이 있다. 수포 발생 후 72시간 이내 치료를 시작하면 각종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으로 발열, 오한, 욱신거림이 나타난다. 또한 ‘대상(帶狀)’이라는 병명에서 알 수 있듯이 몸의 한쪽에 붉은 물집이 옹기종기 군집을 이뤄 띠 모양으로 생긴다. 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수포나 발진이 옆구리 등 가슴 등에 생겼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 환자의 35% 정도는 치료 후에도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쓴다. 발병 후 72시간 내 투여해야 통증 강도와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통증이 심하다면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하거나 신경을 잘라내는 신경차단술을 시행한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평소 대상포진 증상에 대해 잘 알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수면과 수분 섭취, 금연과 절주가 필요하고, 과로나 스트레스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조 교수는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에, 50대 이상이거나 평소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몸 속 신경절에 남아 있어 면역력이 떨어지면 언제든 대상포진으로 재발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규칙적인 식습관과 충분한 수면, 꾸준한 운동 등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50세 이상이라면 전문의와 예방에 관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대상포진 생활 속 예방수칙>

-충분한 휴식 및 수면을 취한다.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잡곡ㆍ녹황색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필요 시 비타민 제제를 복용한다.

-인체저항력을 해치는 과음을 삼간다.

-힘든 여행이나 과로를 피한다.

-50세 이상은 백신 접종을 고려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