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26곳 중 14곳
워크아웃 졸업 기업은 1곳뿐
채권단 추가지원금 20조 넘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에 들어간 국내 조선ㆍ해운사 2곳 중 1곳은 기업회생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7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아 7일 공개한 ‘주채권 은행별 조선ㆍ해운분야 기업구조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대기업 11개, 중소기업 15개 등 총 26개 조선ㆍ해운사가 자율협약 및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하지만 이중 정상적으로 구조조정에 성공한 곳은 1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4개사는 파산 및 회생절차, 양해각서(MOU) 약정 불이행 등으로 워크아웃이 중단됐고, 11개 기업은 아직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채 의원실이 분석할 결과, 채권 금융기관이 이들 26개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원한 금액은 모두 20조7,602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중 회수한 금액은 11조178억원으로 53% 수준이었다.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회수금액이 더 늘어날 수는 있다.
구조조정 시작 후 채권단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지원 받은 14개 조선ㆍ해운사 중 8개사가 산업은행, 3개사는 수출입은행이 주채권은행이었다. 특히 두 은행은 성동조선, STX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대한조선 등 4개사에만 구조조정 자금 16조4,172억원을 집중 투입했다. STX조선해양과 대한조선에는 각각 3조8,704억원과 2조8,261억원을 추가 지원했지만 법정관리로 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결국 두 은행이 이들 4개사로부터 회수한 자금은 지원금의 절반에 못 미치는 7조2,068억원에 그쳤다.
채 의원은 “조선ㆍ해운 산업에 대한 비전이나 경쟁력을 따지지 않고 국책은행을 통해 퇴출만 막아보자는 ‘땜질식 구조조정’이 문제”라며 “향후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개별회사에 대한 정확한 진단, 산업에 대한 방향성, 그에 따른 철저한 계획이 뒷받침된 신중한 자금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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