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필요한 시대정신을 '정의'(正義)라 짚으며, 이 키워드로 전기요금 누진제, 재벌개혁, 모병제, 우병우 사태 등 최근 현안을 푼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한가위 연휴에도 ‘유승민표 메시지’를 정리·구상한다. 당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을 가장 먼저 주장, 안보에서만큼은 정통 보수주의자를 자처했던 그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따른 도발과 위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자신의 입장을 면밀히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한림대 ‘왜 정의인가’ 특강 이후 오는 30일 모교인 서울대에서 이어갈 강연은 경제와 안보를 주제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경제론’이라는 과목의 일일 강의를 진행할 유 의원은 사드와 북핵 등 민감한 안보 상황을 피할 수 없는 만큼 경제 메시지에 더해 자신의 안보 견해를 정리해 피력할 예정이다. 유 의원은 “거의 15년 만에 (모교에서) 강의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에서는 ‘YOOTH’라는 이름으로 자발적인 팬클럽이 조성돼 지난 한림대 특강을 생중계했으며 이번 서울대 특강도 실시간 시청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당직자가 아닌 평의원인 까닭에 눈에 띄는 특별한 민생행보를 이어가기보다는 사안별로 생각을 정리하고 기회가 닿는 대로 국민에게 알린다는 구상이다.
한가위 연휴에 앞서 유 의원은 일찌감치 지역 민심 탐방에 나서기도 했다. 주말이었던 지난 10, 11일 지역구인 대구 동구의 불로시장, 반야월시장, 방촌시장 등 3대 전통시장과 골목 곳곳을 누비며 민심 탐방에 나섰던 그는 연휴가 시작되는 14일에는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지역민의 민원과 고충을 온종일 청취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지난 7월 8일 청와대 회동 직후 박 대통령이 직접 유 의원 지역구의 숙원인 대구 군공항 이전 등을 지시하면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지역구 여론도 점차 호전하고 있다고 유 의원 주변에서 전하기도 했다. 한가위 당일인 15일에는 경북 영주에 모신 선친의 묘를 찾은 뒤 상경한다.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있는지 돌아보고 연말에는 입장을 밝히겠다는 유 의원은 본보 ‘시대정신을 말하다’ 인터뷰(8월 30일)에서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성공한 정부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한가위를 기점으로 더욱 적극적인 메시지 정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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