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규모 4.5 여진
본진 진앙 3㎞ 떨어진 곳서 발생
서울ㆍ경기 등에서도 진동 감지
경주 5.8 지진 발생 1주일 만에 규모 4.5 여진이 발생했다. 여진 발생 빈도와 규모가 줄며 소강 상태로 접어드는가 싶다가 다시 큰 지진이 일어나면서 지진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9일 기상청은 이날 오후 8시 33분 58초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 지하 14㎞에서 규모 4.5의 지진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발생한 규모 5.8 본진 진앙에서 3㎞ 떨어진 곳으로, 본진의 여진으로 분석됐다. 이날 지진으로 대구 지역 건물이 수초간 흔들리는 등 부산 울산 포항 창원 등 인근에 영향을 미친 것은 물론 서울 경기 등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 경주 포항 등에서는 “고층 아파트 주민들은 대피하라”는 안내에 따라 주민들의 대피가 잇따랐고, 울산소방본부에만 여진 발생 직후 30분간 1,220여통의 지진 신고가 몰렸다. 울산 고리원자력본부의 재난 비상단계가 B급(경계)으로 상향됐지만 모든 원전들은 정상 가동 중이다. 대구 이남 지역을 운행하던 KTX 등 열차 20대가 잠시 정차했다가 시속 30~90㎞로 서행하면서 운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기상청과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접속이 폭주해 일시적으로 먹통이 됐다.
4.5 지진 발생 직전까지 378회의 여진 중 이날 여진을 제외하면 12일 본진 발생 직후 약 1분 30초 뒤 발생한 규모 4.3 지진이 가장 강력했고, 3.0~4.0 지진이 모두 14회 있었다. 나머지 90% 이상의 여진은 모두 3.0 미만이었다.
여진이 잦아들다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큰 규모로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이 컸다. 특히 전날 국민안전처 관계자가 “규모 2.5 이상 여진은 앞으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하던 터라 국민 불안감은 더욱 고조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규모 4.0~5.0 여진 가능성은 처음부터 염두에 뒀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본진을 넘어서는 여진 가능성은 여전히 적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속단은 이르다고 반박한다.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진은 기본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다시 단층이 크게 움직여 큰 지진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4월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서도 최초 규모 6.4 지진이 발생한 뒤 이틀이 지나서야 규모 7.3의 더 큰 지진이 일어나 피해를 키웠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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