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과 뉴저지 등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로 인해 안보 문제가 미 대선 돌풍의 핵으로 부상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상대방에 테러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정면 충돌을 불사하고 있다.
민주당 클린턴 후보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가 쏟아낸 수많은 발언들은 테러리스트, 특히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트럼프에 테러 책임론을 제기했다. 트럼프가 무슬림 입국 금지, 이민자 사상 검증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편가르기를 한 탓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미국 내 ‘전사’ 모집이 한층 쉬워졌다는 주장이다. 클린턴은 이어 “지금도 트럼프의 발언으로 더 많은 젊은이들이 종교갈등에 투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클린턴은 또한 “나는 그 동안 종교 전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테러리스트,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만 추적해 제거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해 왔다”며 자신의 이민 정책 접근에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오바마 정권의 실책이 지난 주말 테러를 초래했다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19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테러 발생 원인은) 모두 우리가 약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미국 전역에서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권의 시리아 난민수용 정책이 수만명의 이민자를 유입시켜 테러 위협을 높였다는 논리로 “이들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는데도 클린턴은 이민자 수를 더욱 늘리려 한다”고 공세를 높였다. 기존 지도자들을 “멍청하다”고 일갈하는 특유의 폄하 발언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와 반목을 거듭하던 공화당 수뇌부도 이민자 논쟁만은 같은 편에 서서 일제히 중동 난민수용 정책 폐기를 압박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의회는 (테러)훈련을 위해 외국을 여행한 미국인들의 귀국을 막고, 중동 지역 내 테러의 온상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난민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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