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도 결함 투성이
옷에 스치기만해도 표면에 흠집
과부하 때 소음ㆍ방수기능 낙제점
지적 잇따르며 초반 흥행 빨간불
갤노트7 기사회생 하나
새 제품 교환 순조롭게 진행
美차량 화재 사고 누명 벗고
中폭발도 외부요인으로 드러나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에 따른 전량 리콜(새 제품 교환)에 이어 이번엔 애플 ‘아이폰7’이 기기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 미국 등에서 아이폰7의 초기 물량을 ‘완판’하면서 기세를 올린 애플은 돌발 악재를 만난 반면, 삼성전자의 리콜 사태는 수습 국면을 맞고 있어 하반기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판세는 다시 안갯속에 빠진 형국이다.
2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중국, 일본 등 20여개국에서 판매가 시작된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에 결함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국 IT 전문매체 쿼츠는 18일 각종 도구를 이용해 아이폰7 유광검정(제트블랙) 모델의 표면을 문지른 실험 동영상의 내용을 보도했다. 영상에 따르면 셔츠의 천으로 아이폰7 표면을 문지르자 작은 흠집이 났다. 이쑤시개로는 자국이 남지 않았지만, 동전, 열쇠, 나사, 면도칼 등에는 예외 없이 상처가 생겼다. 쿼츠는 “제트블랙은 상처가 나기 쉬워 극세사 천으로만 닦아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 전문 온라인 매체인 애플인사이더는 17일 “일부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구매자들이 기기 과부하 때 ‘쉭’하는 소리가 들린다며 불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노트북이나 컴퓨터에서 이런 소음이 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스마트폰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아이폰7 시리즈는 애플의 최신 응용 프로세서(AP)인 A10을 탑재했는데, A10이 열기를 제대로 식히지 못했을 때 소음이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소음의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애플이 불만을 제기한 소비자들의 아이폰7을 교환해 주겠다고 발표한 것으로 미뤄 기기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야심차게 도입한 방수ㆍ방진 기능도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아이폰7보다 앞서 이 기능을 넣은 삼성전자 갤럭시S7과 갤럭시노트7은 방수ㆍ방진 등급이 IP68인데,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는 한 단계 낮은 IP67 등급이다. 삼성전자는 “1.5m 수심에서 30분을 견딜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 조건에서 기기에 문제가 생길 경우 배상해 주고 있다. 그러나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는 일부러 물에 담그면 망가질 수 있다. 미국 IT 매체 지디넷은 “아이폰7은 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것일 뿐”이라며 “방수ㆍ방진 기능을 과신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반면 갤럭시노트7의 대규모 리콜로 애플과의 경쟁에서 완전히 밀리는 듯했던 삼성전자는 국내외에서 새 제품 교환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며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 발생한 차량 화재는 갤럭시노트7과 관련이 없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지역 언론 세인트 피터 패치는 19일 “소방당국이 지난 5일 지프 그랜드 체로키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을 ‘미확인’으로 분류했다”며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가 화재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최근 중국에서 폭발한 것으로 알려진 갤럭시노트7도 배터리 제조 업체인 ATL이 확인한 결과 배터리 자체 문제가 아닌 외부 요인 때문에 불이 붙은 것으로 밝혀졌다. IT 업계 관계자는 “잘 나가던 아이폰7이 여러 비판을 받으면서 갤럭시노트7 판매가 재개되는 10월 이후 누가 판매 경쟁에서 승리할 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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