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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하다 놀라서… 초등생들 운동장 급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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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하다 놀라서… 초등생들 운동장 급식도

입력
2016.09.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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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서 이틀 만에 또 규모 3.5 여진

점심시간 식당 등 곳곳서 대피 소동

21일 경주에서 규모 3.5의 여진이 발생, 울산에서도 지진동이 감지되자 남구의 한 유치원생들이 머리에 가방을 쓴 채 근처 공원으로 대피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21일 경주에서 규모 3.5의 여진이 발생, 울산에서도 지진동이 감지되자 남구의 한 유치원생들이 머리에 가방을 쓴 채 근처 공원으로 대피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지진이 일상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규모 4.5 지진 이틀 만에 규모 3.5 여진이 다시, 이번엔 낮 시간에 발생하면서 경주와 울산 등 인근 지역에선 수업 중이던 학생들이 황급히 귀가하거나 점심을 먹던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는 등 공포에 휩싸였다.

기상청은 21일 오전 11시53분54초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0㎞ 지역에서 규모 3.5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12일(규모 5.8) 진앙에서는 2㎞, 19일(4.5) 진앙에선 1㎞ 떨어진 곳이다. 경북 일대에서도 지진동이 감지됐다. 이번 지진 역시 여진으로 분석됐다.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고, 정지된 차량이 조금 흔들릴 정도인 규모 3.0~3.9 지진은 이날 여진을 포함해 15회(오후 5시 기준) 발생했다. 특히 19일 지진을 제외하면 해당 규모의 지진은 14일(3.0)을 끝으로 일주일 간 일어나지 않았다. 전체 여진(1.5 이상) 횟수는 412회로 늘었다.

경북 경주시 불국사초등학교 학생들이 21일 점심 직전 여진이 발생하자 모두 운동장으로 대피한 뒤 보도블럭에 쭈그리고 앉아 급식을 먹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경북 경주시 불국사초등학교 학생들이 21일 점심 직전 여진이 발생하자 모두 운동장으로 대피한 뒤 보도블럭에 쭈그리고 앉아 급식을 먹고 있다. 경주=연합뉴스

여진이 점심시간을 앞두고 들이닥치자 경주에선 각 곳에서 대피 소동이 벌어졌다. 경주 사정동 신라초등학교는 병설유치원생 20명 등 전교생 80여명을 운동장으로 대피시켰다. 평소 급식시간이 지나서야 실내에서 배식이 이뤄졌고, 오후 1시10분 시작한 5교시는 전교생이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했다. 경주 구정동 불국사초등학교는 전교생 300여명을 밖으로 대피시킨 뒤 급식을 아예 운동장에서 실시했고, 식사 후 곧바로 하교 조치했다.

경주와 가까운 울산에선 학부모들이 유치원 등을 직접 찾아가 자녀들을 집으로 데려가기도 했다. 울산시교육청은 각 학교에 학생들을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게 하고, 안전이 확인되면 수업을 정상 진행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대구 지역에서는 교육청의 지진대비매뉴얼에 따라 진동이 감지되자 대부분 학교가 수업을 중단하고 운동장으로 일시 대피했다가 10여분만에 교실 등 실내로 복귀해 정상 수업을 이어갔다.

울산 등지에선 이른 점심을 먹던 사람들이 놀라 건물 밖으로 뛰쳐나왔다. 또 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직장인들은 걷는 도중 지진을 느끼자, 한동안 식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밖에서 서성거렸다. “지진 때문에 불안해서 밥도 못 먹겠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이번 여진은 부산 및 창원 등 경남 일부에서도 지진 문의전화가 수십 차례 걸려올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여진이 예상 범위 안에 있는 수준이지만,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당분간 인근 지역 주민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전반적으로 여진 횟수나 규모가 다시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본진 때 피해를 입은 건물들은 작은 여진에도 흔들려 무너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도 “양산단층 주변에 있는 2차, 3차 소규모 ‘가지 단층’에서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고, 새로운 단층으로까지 도미노로 이어지면 전혀 예상 못한 곳에서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고 내다봤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경주=김정혜 기자 kjh@hankookilbo.com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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