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핵무장론’을 잠재우기 위해 연일 다각도로 부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략 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해 북한을 압박하고 한국을 안심시키는 한편, 고위 당국자들은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존 울프스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ㆍ핵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은 21일 “한국이 자체 핵무기 보유를 추진하는 것은 우리(미국)의 이익과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워싱턴의 우드로 윌슨 센터에서 열린 ‘제4회 한미대화’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우리 동맹체제의 중추이자 자신들에게 혜택이 되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자발적으로 가입했고 법적으로 구속돼 있다”면서 “자체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군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에 대해서도 “그것이 억지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울프스탈 국장은 또 “우리는 어떤 나라의 어떤 위협으로부터도 한국과 일본을 방어할 능력이 있으며, 유사시 항상 동원 가능한 모든 범위의 완전한 방어능력을 갖춰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노출될 경우 미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군사적 대응에 나선다는 이른바 ‘확장 억지력’ 제공 전략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유엔 차원의 새로운 대북제재와 관련,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서는 강화된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중국도 동의하고 있으며, 미국이 중국과 협상 중”이라고 확인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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