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따라 국방위 국감 진행하겠다” 김영우 위원장 복귀 선언하자
서청원ㆍ김도읍 등 저지… 위원장실 감금 사태
새누리당 13개 상임위 국감 전원 불참… 丁의장 사퇴촉구결의ㆍ징계안 제출
새누리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에 항의하며 ‘국정감사 보이콧’에 나선 지 이틀째인 27일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국정감사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동료 의원들이 국감 출석을 저지하기 위해 김 위원장을 3시간여 감금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빚어졌다. 새누리당은 개인 소신보다 당론이 우선이라고 설득했으나, 김 의원은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국방위는 열려야 한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도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강력 촉구하며 전방위 공세를 계속했지만, ‘김영우 변수’로 대야 투쟁 단일대오에 적잖은 균열이 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국방위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세균 의장 사퇴를 위해 분투하시는 모든 의원님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지만 제가 생각해왔던 의회민주주의 원칙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오후부터 국방위 국감을 진행할 뜻을 밝혔다. 그는 “어젯밤에도 동해상에서 훈련 중이던 조종사와 승무원 등 3명이 헬기 추락으로 생사를 알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다. 저는 제 양심과 소신이 시키는 대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국감 복귀 소식에 김무성 전 대표와 조원진 최고위원,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황영철ㆍ권성동 의원 등은 오전 11시50분쯤 국방위원장실을 방문, 낮 12시에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던 김 위원장을 3시간 넘게 만류하며 사실상 붙잡아 뒀다.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한 서청원 전 최고위원은 “정당은 종교와 양심의 자유에 관한 것은 개인에 위임하지만 당론은 따르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국방위원들에게 다시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금 국방위원장실에 갇혀 있다”면서 “이렇게 해서야 어떻게 의회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오후 3시10분 회의 개최를 기다리던 야당 의원들이 국방부 국감장에서 철수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자리를 뜨자 약식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회 국방위원회는 전쟁이 나더라도 열려야 한다는 게 소신”이라며 “(회의 일정이 잡힌) 모레부터 다시 국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13개 상임위 국감에 전원 불참했으며 오후에는 소속 의원 129명 명의로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촉구결의안과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정현 대표도 이틀째 단식 농성을 이어갔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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