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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골… 손흥민, 3경기에서 4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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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나면 골… 손흥민, 3경기에서 4골

입력
2016.09.2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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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리그 조별리그서 결승골

박지성 5골 넘어 최다골 새역사

슈틸리케 쓴소리 이틀 만에 골맛

내달 월드컵 최종예선 활약 기대

EPL선 68분마다 1골씩 폭발

아구에로 제치고 득점률 1위

손흥민이 28일 CSKA 모스크바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에서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손흥민이 28일 CSKA 모스크바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원정에서 득점한 뒤 환호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제가 세운 개인기록이요? 조만간 (손)흥민이가 다 갈아치우지 않을까요.”

지난해 여름 손흥민(24)이 독일 레버쿠젠에서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하자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1호 박지성(35ㆍ은퇴)은 이렇게 예측했다. 그러면서도 “내 우승 기록(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3번 우승)을 깨기는 힘들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손흥민이 박지성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득점 기록을 깼다.

손흥민은 28일(한국시간) CSKA 모스크바(러시아)와 조별리그 E조 2차전 원정에서 후반 26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에릭 라멜라(24ㆍ아르헨티나)의 패스를 받아 상대 오프사이드를 절묘하게 뚫고 오른발 슛을 날렸다.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30ㆍ러시아)가 몸을 날렸지만 코스가 워낙 구석이라 볼은 상대 골키퍼의 발에 맞고 굴러 들어갔다. 아킨페예프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이근호(31ㆍ제주)의 중거리 슛을 잡았다가 놓쳐 ‘기름손’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선수다. 토트넘은 1-0으로 승리해 1승1패를 마크했다. 레버쿠젠 소속일 때 챔피언스리그에서 5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이로써 1골을 더 보태 박지성(5골)의 기록을 넘어섰다. 박지성은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시절인 2004~05시즌 2골에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008~09, 09~10, 2010~11시즌마다 1골씩 기록했다. 영국 BBC는 “손흥민이 아시아 선수로는 두 번째로 리그를 옮기며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골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아시아 선수 역시 박지성이다.

최근 손흥민의 활약상은 놀랍다.

지난 11일 스토크시티전과 24일 미들즈브러전에서 각각 2골을 터뜨리더니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또 골 맛을 봤다. 런던 지역지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ㆍ흐름을 바꾸는 선수)”라며 올 시즌 정규리그 시간당 득점률 1위라고 소개했다. 손흥민은 6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3경기에서 270분을 뛰며 4골을 기록해 68분당 1골이다. 이는 70분당 1골인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 맨체스터 시티의 세르히오 아구에로(28ㆍ아르헨티나)보다 높은 수치다.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이 불을 뿜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기뻐했다. 손흥민은 그러나 “운이 좋아 많은 골을 넣고 있다”며 몸을 낮췄다.

국가대표 소집 직전 득점포를 가동한 것도 고무적이다.

손흥민은 다음 달 6일과 11일, 카타르(홈)-이란(원정)과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3ㆍ4차전을 치른다. 울리 슈틸리케(62ㆍ독일) 국가대표 감독은 지난 26일 손흥민을 대표팀 공격수로 발탁하며 이례적으로 “경기 외적인 태도가 불손하다”고 지적했다. 손흥민은 지난 1일 중국과 최종예선 1차전에서 후반 교체 직후 그라운드를 걸어나오면서 물병을 걷어찼다. 지난 6월 스페인 원정 때도 교체에 불만을 품고 수건을 집어 던졌다. 작년 11월에는 라오스 원정 출국 하루 전 무단 외박을 해 걸그룹 출신 연예인과 스캔들을 일으켰다. 슈틸리케 감독이 팀 내 분위기를 잡기 위해 손흥민 태도를 언급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이 나온 지 이틀 만에 마치 걱정하지 말라는 듯 물 오른 감각을 뽐냈다.

우려되는 건 체력 저하다.

토트넘은 다음 달 2일, 6전 전승을 달리고 있는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정규리그 7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손흥민도 출전이 유력하다. 그는 이 경기 후 바로 한국으로 와 카타르전을 치른 뒤 이란으로 이동해 원정 경기를 소화하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다. 체력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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