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표 “국감 복귀” 선언에
의총선 “안돼”… 단일대오 무늬만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국정감사 보이콧 사흘째인 28일 국감 복귀를 깜짝 선언하면서 여권 전체가 혼돈에 빠져 출렁였다. 당혹감 속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이 대표의 결정을 뒤집으면서 새누리당의 대야투쟁 ‘단일대오’는 일단 유지됐다. 하지만 일부 강경파를 제외하면 국감 복귀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투쟁 동력 확보가 여의치 않은 데다 이 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이 나는 등 새누리당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양새다.
단식 중인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세균 사퇴 관철 당원 규탄 결의대회’에서 “내일부터 우리 새누리당은 국감에 임해달라”면서 국감 참여를 당부했다. 이 대표는 “제가 끝까지 남아서 정세균 의원이 의장직을 사퇴할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의 돌출 발언으로 새누리당은 일순 혼란에 휩싸였다. 정 원내대표는 물론 다른 친박계 최고위원들과도 상의하지 않은 채 이뤄진 나온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깜짝 선언은 뒤이어 열린 의총에서 즉각 거부됐다. 민경욱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의 눈물겨운 충정은 이해하지만 현재의 비대위 상태를 유지하면서 조원진 비대위원장과 정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의회주의를 복원하는 한 길로 가기로 했다”고 의총 결과를 전했다. 의총에서는 국감 복귀를 놓고 거수로 표결이 이뤄졌는데 참여 의원 70여명 가운데 복귀 주장은 10명 미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에서는 정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소속 의원들이 릴레이 동조 단식을 갖기로 하는 등 대야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의총 결과를 보고받고선 “의원들의 뜻을 잘 알겠다”고 수용 입장을 밝혔다고 박명재 사무총장이 전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정세균 의장에 대한 의원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알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이 혼선 끝에 단일대오를 풀지 않기로 했지만 투쟁 동력 확보는 여전히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비박계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이날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서 국감 복귀 의견을 내는 등 당내에서는 ‘출구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초 이 대표의 국감 복귀 발언에 환영 입장을 냈던 야당은 새누리당 의총 결과를 전해 듣고 일제히 “콩가루 정당” “스스로 파산선고를 내렸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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