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한 태도 속 파행 장기화는 부담
2野 새누리당 의총 결정에 실망
박지원 “새누리 스스로 파산선고”
정세균 국회의장은 28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전격적인 국정감사 보이콧 중단 선언을 환영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정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을 계속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고 새누리당도 의원총회에서 국감 보이콧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정해 여전히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국회 정상화를 위해 전날부터 물밑 접촉을 이어온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원내대표단도 국감 복귀를 수용하지 않은 새누리당 의총 결과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이 대표가 국감 보이콧 방침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아주 잘 결정하셨다고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의장직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새누리당에서 이 대표의 국감 복귀 요청을 거부하고 동조 단식 등 오히려 정 의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자, 새누리당의 의장직 사퇴와 사과 요구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 의장 측 관계자는 “국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새누리당이 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어떻게 대화에 나설 수 있느냐”고 곤혹스러워 했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간담회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새누리당에) 유감을 표명할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서도 “국회 운영에 있어 제 카운터파트는 세 분의 원내대표”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국감 복귀를 둘러싼 새누리당의 갈 짓자 행보와 별개로, 향후 정기국회 운영 과정에서 새누리당과의 갈등을 확실하게 매듭짓지 않는다면 또 다른 경색 국면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게 정 의장 측의 고민이다. 때문에 조만간 이 대표의 단식 중단과 새누리당의 집단 반발을 진정시키기 위한 재발방지 약속 등의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야당은 이 대표의 국감 복귀 선언 직후엔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곧바로 이를 뒤집은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정 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물밑 조율을 주도했던 박지원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이로써 새누리당은 스스로 파산선고를 내렸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국감 복귀 선언이 전해졌을 때만 해도 “국회의장님의 현명하신 화답을 기대하며 무엇보다 먼저 이 대표의 단식 종식을 정중히 바랍니다”라고 양측의 원만한 해결을 권유했었다. 이재정 더민주 원내대변인도 “새누리당이 국감 현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 동료 국회의원들과 국민의 실망이 크다”며 “국감장으로 돌아와 민생을 위해 일해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