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둘러싸고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의장공관까지 항의하러 찾아갔다가 허탕만 쳤다. 정 의장은 이미 출근한 뒤였다.
김기선 김명연 김상훈 박대출 박덕흠 박맹우 박인숙 오신환 이완영 이채익 등 새누리당 재선 의원 10명은 29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 한남동 의장 공관을 찾았다. 정 의장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거부 당할 경우 출근길 항의시위라도 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들은 정 의장의 그림자도 보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렸다. 이미 40여분 전 정 의장이 출근을 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을 맞은 공관 경비반장이 “의장이 이미 나가셨다”고 하자, 의원들은 불쾌감을 쏟아냈다.
“원래 출근시간에 맞춰서 왔는데 자리를 피한 거냐 뭐냐. 우리가 불한당도 아니고…. 국회 마비된 상황에서 새누리당 재선 의원들이 의장을 만나 사태를 풀어나가려고 찾아왔는데 뚜렷한 공적 스케줄이 없는데 개인 스케줄로 나가야 하나?”(김명연 의원)
“우리가 시위하러 온 게 아니다. 걱정이 많기 때문에 재선 의원들끼리 당에 보고도 않고 우리끼리 어제 저녁 먹다가 우리가 가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 역할을 해보자고 해서 온 거다. 시위하러 온 게 아니니 피켓도 안 갖고 왔잖나.”(박덕흠 의원)
의원들은 공관장을 불러 세워 따지기도 했다. 이완영 의원은 “공관장은 이리 (앞으로) 나오라, 죄졌냐”, 김명연 의원은 “의원들이 의장 면담하러 왔으면 공관장이 나와서 이런 사정 때문에 (의장이 공관에) 없다고 우리를 맞을 일이지 경비반장이 와서 문을 딱 걸어 잠그고 있다, 없다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의원들은 “우리가 시위를 하러 온 게 아니고 문제 해결을 하러 온 것이니 (의장에게) 보고를 하라”, “우리를 이렇게 홀대해도 되느냐”, “길바닥에 계속 서 있을 테니 보고를 하라”고 언성을 높이다 30여분 만에 발걸음을 돌렸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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