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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방사광가속기, 1000조분의 1초까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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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방사광가속기, 1000조분의 1초까지 분석

입력
2016.09.2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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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100경배 밝은 빛으로

우주ㆍ생명의 비밀을 풀 열쇠

전체 설비의 70%를 국산화

빔 진단장치는 美에도 수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3번째로 첨단 대형 연구장치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보유하게 됐다. 특히 전체 설비의 70%를 국산화하는 과정에서 핵심 장치를 가속기 기술 종주국인 미국에도 수출하게 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포스텍(옛 포항공대)은 29일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을 열었다. 방사광가속기는 빛의 속도로 가속한 전자에서 나오는 밝은 빛(방사광)으로 물질의 미세한 구조나 현상을 관찰하는 거대한 실험 장치다. 전자를 가속하는 관의 길이만 수백m에 이른다. 전 세계에 35기가 가동 중인데, 이 중 가장 최신인 4세대는 미국과 일본, 한국에 각 1기씩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에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인류가 풀지 못한 우주와 생명의 비밀을 푸는 열쇠이자 미래 신산업 선점에 필수적인 핵심 인프라”라며 “포항에서 만들어질 ‘꿈의 빛’이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와 인류의 미래를 환하게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4세대 방사광은 3세대보다 1억배 밝다. 햇빛 밝기의 100경배에 달한다. 이를 이용하면 나노미터(10억분의 1m) 길이의 물질 구조와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단위의 자연 현상까지 분석할 수 있다. 바이러스가 세포를 뚫고 들어가는 모습이나 물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되는 순간까지 포착이 가능하다. 또 4세대 방사광은 3세대와 달리 파동을 구성하는 입자들이 군인들이 열을 맞춰 행진하듯 정확하게 같이 움직인다. 입자들의 움직임이 제 각각인 3세대 방사광으로 유전자나 단백질을 분석하려면 10만~100만개를 나란히 붙여야 하지만, 4세대로는 단일 유전자나 단백질로도 얼마든지 관찰할 수 있다. 고인수 4세대 가속기구축사업단장은 “맞춤형 신약, 인공 광합성, 고효율 촉매 등 선도적 연구로 고부가가치 신산업 육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텍에 건설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전경. 대각선 방향으로 뻗은 긴 건물 안에 전자를 가속시키는 선형 가속관이 설치돼 있다. 오른쪽 둥근 건물은 3세대 방사광가속기. 3세대는 4세대와 달리 가속관이 원형이다. 포스텍 제공
포스텍에 건설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전경. 대각선 방향으로 뻗은 긴 건물 안에 전자를 가속시키는 선형 가속관이 설치돼 있다. 오른쪽 둥근 건물은 3세대 방사광가속기. 3세대는 4세대와 달리 가속관이 원형이다. 포스텍 제공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핵심 설비인 가속관. 길이가 720m에 이른다. 길게 뻗은 관 내에서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킨다. 포스텍 제공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핵심 설비인 가속관. 길이가 720m에 이른다. 길게 뻗은 관 내에서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킨다. 포스텍 제공

1995년 포스텍에서 가동을 시작한 3세대 방사광가속기는 현재 연 4,000여명의 과학자가 이용하고 있다. 실증 실험을 거쳐 내년부터 연구자들에게 개방될 4세대는 3세대(50%)보다 국산화율을 20% 포인트 끌어올렸다. 고 단장은 “민간기업과 함께 핵심 장치의 대부분을 국산화해 5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5조4,000억원 규모의 세계 가속기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기업 비츠로테크는 가속중인 전자의 위치를 찾아내는 빔 진단장치를 개발해 미국 스탠포드대 선형가속기센터(SLAC)에 수출했다. 9억4,300만원 규모다.

한편 4세대 방사광가속기 개발에 기여한 과학자와 기업인 35명은 이날 정부포상을 받았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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