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악화로 외부 일정 포기…의료진 상주 요청도 거부
“코미디” 비난했던 박지원 사과
정세균 짜장면 먹는 사진 도마에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에 대한 반발로 지난 26일부터 단식에 돌입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탈진 상태에 이르는 등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단식 닷새째인 30일 이 대표는 외부 공식 일정을 전면 중단한 채 대표실에 누워있는 상태다. 곡기를 끊은 채 생수와 식염만 섭취하고 있는 이 대표는 단식 사흘째인 28일까지만 해도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공식 일정을 수행했지만 전날부터 외부 일정을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급격히 건강이 악화됐다. 이날 오후 정진석 원내대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 함께 이 대표를 면담하고 온 주호영 의원은 “눈뜰 힘조차 없고 말을 잘 못하더라”고 상태를 전했다. 이에 따라 전문 의료진이 상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왔지만 이 대표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비서진이 혈압과 혈당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고 이 대표가 체력 저하로 빛에 민감해진 탓에 대표실 불은 의원들이 위로 방문할 때를 제외하곤 꺼져 있는 상태다. 조원진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최고위원들은 생일(10월 1일)을 하루 앞둔 이 대표에게 축하 겸 위로 인사를 건네기 위해 대표실을 찾아 “대표님 파이팅”을 외쳤다.
이 대표의 단식을 ‘코미디’라고 비난했던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오후 이 대표를 만나 위로의 뜻을 전할 계획이었지만 이 대표의 건강 악화로 방문이 무산됐다. 박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구토가 시작되고 머리가 띵해져 만남이 어려울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정현 대표의 단식에 당황해서 비난한 것을 사과한다”며 공개적으로 유감 표명을 했다.
한편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이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짜장면 먹는 사진을 올린 것이 도마에 올랐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ㆍ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입법부 수장이면 큰 어른인데 집권 여당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데 짜장면 먹는 모습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성토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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