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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레드카펫, 막대한 태풍 피해...내우외환 속에 개막한 부산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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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레드카펫, 막대한 태풍 피해...내우외환 속에 개막한 부산영화제

입력
2016.10.0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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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가 레드카펫을 밟으며 입장하고 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가 레드카펫을 밟으며 입장하고 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올해로 21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가 내우외환 속에 무겁게 걸음을 뗐다.

부산영화제는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에서 개막식을 열고 열흘간의 영화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개막식에는 사회를 맡은 배우 설경구와 한효주, 개막작 ‘춘몽’의 장률 감독과 배우 한예리 양익준을 비롯해 배우 안성기 배종옥 박소담 온주완, 정지영 감독, 김기덕 감독, 재일동포 3세 이상일 감독과 일본배우 와타나베 켄 등 국내외 영화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그간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부산시장의 개막선언이 올해부터 없어지고 개막선언 이후의 폭죽 행사도 생략돼 다소 차분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오랜 진통 끝에 막은 열었지만 2014년 세월호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 문제로 촉발된 부산영화제와 부산시의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부산시장 당연직이던 조직위원장이 민간으로 넘어오고 영화제 독립성 확보를 목적으로 정관 개정이 이뤄졌지만, 부산시의 고발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재판에 넘겨지는 등 미해결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로 인해 한국영화감독조합과 한국프로듀서조합 등 4개 주요 영화단체는 끝내 불참 선언을 철회하지 않아 올해 부산영화제는 ‘반쪽짜리’로 치러지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피해까지 입었다. 개막 하루 전인 5일 제18호 태풍 차바가 부산 지역을 강타하면서 해운대 해수욕장에 마련된 비프(BIFF) 빌리지가 파손되는 등 피해가 막대했다. 영화제 측과 부산 시민들은 개막일 아침부터 복구 작업을 서두르며 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개막식에 앞서 찾아간 해운대 해변은 찌그러진 컨테이너와 철재 구조물, 패널, 목재, 스티로폼 등이 뒤엉켜 처참한 모습이었다. 중장비와 대형 트럭들이 오가며 철거 작업을 했고, 해운대 지역 봉사단체 회원들과 경찰, 소방대원들이 해변에 나뒹구는 쓰레기들을 일일이 수거하고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육군 53사단 장병 120명과 향토예비군 병사 40여명은 거센 파도에 산책로까지 휩쓸려온 모래더미를 삽과 빗자루로 쓸어냈다. 관광객은 많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였지만, 해운대는 조금씩 평소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복구작업에 참여한 한 부산시민은 “해변에 설치된 조형물이 찌그러지고 대리석이 떨어져나가는 등 군데군데 상처가 남아 있지만 곧 정상화가 될 것”이라며 “영화제를 방문하는 관객들이 해운대도 많이 들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마다 해운대 비프 빌리지에서 배우와 감독의 야외무대인사, 관객과의 대화, 핸드프린팅 행사 등이 열렸지만, 올해는 영화제 기간 중 야외무대 재설치가 불가능해 비프 빌리지에서 예정됐던 모든 행사가 영화의 전당 야외광장인 두레라움에서 진행된다.

부산영화제 사무국과 프레스센터 등이 위치한 영화의 전당도 국내외 취재진과 영화계 관계자들, 해외 초청 인사 등이 속속 모여들면서 점차 활기를 뗬지만, 지난해보다는 크게 위축된 분위기였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인해 CJ엔터테인먼트와 롯데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배급사들이 개최하던 파티와 부대행사가 열리지 않아 해운대의 밤 풍경도 썰렁할 전망이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15일까지 영화의 전당과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에서 열린다. 초청작은 69개국 301편. 세계 첫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가 96편(장편 66편, 단편 30편), 자국 이외 지역에서 첫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27편(장편 25편, 단편 2편)이다. 개막작은 한국 장률 감독의 ‘춘몽’, 폐막작은 이라크 후세인 하산 감독의 ‘검은 바람’이다.

부산=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리는 6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태풍으로 부서진 비프빌리지를 관계자들이 철거하고 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리는 6일 오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태풍으로 부서진 비프빌리지를 관계자들이 철거하고 있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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