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ㆍ K스포츠 증인 채택 기싸움
野, 이대 최경희 총장 증인 요구
與 “과도한 사학통제” 맞서
MS오피스 프로그램 수의 계약
교문위, 조희연 교육감에 언성도
유례 없는 ‘반쪽 국정감사’로 출발한 20대 첫 국감이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힘겨루기 장으로 전락하며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여야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을 둘러싼 일반 증인은 한 명도 채택하지 못한 채 하루 종일 공방만 주고 받았다. 이 바람에 지역에서 올라온 8개의 지방교육청 피감기관 관계자들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대기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전날 최순실씨와 차은택 광고감독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가 거부당하자, 야당은 최씨의 딸 대입 특혜 의혹이 제기된 이화여대의 최경희 총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요구를 새롭게 꺼내 들었다. 그러나 여당은 지난달 28일 야당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이대에 몰려가 충분한 해명을 들었고, 추가적인 증인 출석 요구는 과도한 사학 통제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일반증인의 경우 일주일 전 통보해야 하는데, 14일로 예정된 교육부 종합국감 일정을 감안하면 이날이 사실상 데드라인이었다.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 방패막이를 그만두라”고 여당을 몰아세웠고, 야당은 “진보 성향 출신의 교육감 국감을 물타기 하기 위한 시간 끌기 전략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두 차례의 정회 끝에 여당이 끝내 증인 출석 요구 건을 안건조정위원회에 넘기면서 사실상 최 총장에 대한 증인 채택은 물 건너 갔다. 이에 따라 교문위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한 증인을 단 한 명도 불러 세우지 못하고 국감을 마무리할 처지에 놓였다.
또 교문위에선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MS오피스 프로그램을 왜 공개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느냐”고 질의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조 교육감은 “MS와 아래한글은 모든 학교가 다 두 회사와 계약서를 체결하는데 그래서 저희(서울시교육청)가 일괄해서 (계약을 체결해) 29억원을 절약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조 교육감은 “MS오피스를 어디서 삽니까. MS 회사 외에 살 데가 없지 않습니까”라고 항변했다. MS오피스를 다른 곳에서도 만든다면 입찰하겠지만 MS사의 독점 공급이어서 공개 입찰을 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러자 이 의원은 질의 말미에 “이 자리가 어느 자리인데 와서... 교육감으로서 자질이 없다. 사퇴하십시오”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한때 이 의원의 고압적 질의 자세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MS 오피스를 유통하는 회사는 여러 곳이고, 시교육청에도 지난 3월 입찰에 4개사가 참여했다”며 “적정가에 구입하지 못한 것을 따졌는데 조 교육감이 입찰 사실을 모르고 답변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 측은 “한글워드도 대리점 형식의 유통사가 여러 곳인데 2차례 유찰됐다고 단가를 낮추지 않고 수의계약 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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