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도중 물대포에 맞고 쓰러져 300여일 만에 숨진 농민 고(故) 백남기씨를 추모하는 집회와 행진이 8일 잇따라 열렸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종로구 대학로에서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백씨 시신을 부검하려는 검경의 시도를 국가폭력이라며 규탄하고,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3,000명(경찰추산 2,000명)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백씨 사망 이후 사망진단서 및 부검 논란이 이어지면서 많은 분들이 장례식장 앞을 2주째 지키고 있다”며 “백씨를 추모하는 한편 정부가 국민과 유족, 백씨에게 사과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족 대표로 참석자들 앞에 선 백씨의 장녀 도라지씨는 “무장하지 않은 농민을 공격하고서 시신을 빼앗아 부검하겠다는 행태를 보니 화가 난다”며 “아버지를 쓰러지게 한 책임자들을 처벌받게 하고 사과를 받는 일만 남았고, 앞으로 더 잘 싸우고 힘내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추모대회 후 국화꽃을 들고 종로5가, 종로1가를 거쳐 지난해 민중총궐기 집회 당시 백씨가 경찰 물대포에 맞은 종로구 르메이에르 빌딩 앞까지 약 2.6㎞ 구간을 행진했다. 이날에는 서울 외에도 부산, 광주, 청주, 제주에서도 백씨 추모대회가 동시 다발적으로 열렸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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