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구은수 전 서울청장 소환키로
고 백남기씨 사인을 ‘병사’로 결론 내린 서울대병원이 정작 백씨 치료비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할 때는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사유를 적어낸 것으로 드러나 사망진단서를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9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서울대병원의 백남기씨 청구 상병코드(병명) 내역’ 자료에 따르면 병원과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는 지난해 11월 백씨가 응급실에 도착한 날부터 올해 9월25일까지 11차례에 걸쳐 백씨 치료에 수반된 건강보험급여를 청구했다. 당시 병원 측이 보험급여를 청구하며 기재한 상병코드는 ‘열린 두개내 상처가 없는 외상성 경막하출혈(AS0650)’과 ‘열린 두개내 상처가 있는 외상성 경막하출혈(AS0651)’이었다. 외부 충격으로 머리가 손상됐다는 의미다.
서울대병원은 외상성 출혈을 이유로 보험급여를 타냈지만 백씨가 숨진 뒤에는 사망 종류를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분류했다. 정 의원은 “서울대병원과 백 교수는 결자해지하는 자세로 사망진단서 오류를 바로잡고 전문 의료인으로서 양심을 지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백씨 유족과 백남기투쟁본부는 백씨 시신에 대한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영장) 집행과 관련, 경찰이 2차 협의 시한으로 제시한 이날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 요구에는 응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이 청구한 부검영장 정보공개 건은 검찰과 협의해 이번 주 초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계속 유족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백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전날 장향진 충남경찰청장(당시 서울청 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비공개 조사했다. 검찰은 장 청장에 이어 조만간 구은수 전 서울청장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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