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간 계속된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내전을 끝내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상금을 내전 희생자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산토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내전 피해가 컸던 콜롬비아 북서부 보하야에서 열린 한 종교 행사에서 “어제 가족들과 만나 노벨평화상 상금을 내전 희생자들에게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른 노벨상과 달리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선정하는 노벨상 상금은 800만 크로나(11억 원)다. 평화상 상금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식과 함께 전달된다.
산토스 대통령은 “기부금은 내전 희생자들과 화해를 위한 프로젝트와 프로그램, 재단 등에 쓰일 것”이라며 “우리가 이미 합의한 평화협정을 수정해야 한다면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산토스 대통령이 참석한 종교행사는 2002년 FARC-민병대 간의 전투를 피해 주민들이 피신한 한 교회에 FARC가 폭발물을 투척한 사건으로 희생된 79명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었다.
산토스 대통령은 지난 7일 콜롬비아 내전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협정을 이끈 공로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2010년 평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 2012년 11월부터 자신의 정치생명을 평화협정 타결에 걸고 쿠바 아바나에서 협상을 진두지휘했다. 지난달 26일 FARC의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와 평화협정에 서명했지만, 이달 2일 실시된 찬반 국민투표에서 협정안이 찬성 49.78%, 반대 50.21%로 부결됐다. 콜롬비아 정부와 FARC는 쌍방 정전협정을 유지한 채 쿠바 아바나에서 평화협정을 재수정하는 재협상을 벌이고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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