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담패설 녹음파일’사건으로 인내심이 폭발한 공화당원들이 대거 트럼프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지만,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 등 적잖은 공화당 유력인사들은 여전히 트럼프에 대한 굳건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음담패설 파문 이후 “내달 대선에서 트럼프를 뽑지 않겠다”고 밝힌 공화당 핵심인사는 현직 상ㆍ하원 의원 33명을 포함해 모두 56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8일 뉴욕타임스(NYT)가 집계한 트럼프 지지철회 공화당 유력인사 규모(42명)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이날 2차 TV토론 이후에도 반 트럼프 정서가 식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8일 “구역질이 난다”라며 트럼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자 당내 지지 이탈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됐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이어 성명을 내고 “트럼프가 여성에 대한 모욕과 성폭력을 자랑한 사실이 폭로되면서 그에 대해 조건부 지지를 계속하는 것조차 불가능해졌다”고 발표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1983년 시민권을 얻은 이래 처음으로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중진을 비롯해 많은 공화당 경선 후보들이 여전히 트럼프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대선 후보로서 트럼프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BBC는 “공화당 상원 1,2인자로 꼽히는 매코넬 원내대표와 존 코닌 원내총무가 트럼프의 과거 발언에 강한 실망감을 표시하면서도 지지 철회 의사는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경선에서 트럼프와 대결했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벤 카슨 등도 여전히 트럼프 편 인사로 분류된다. 한때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후보로 점쳐졌던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과 최측근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도 현재까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고 있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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