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를 가리켜 “대통령의 밤의 여인”이라고 표현하며 날을 세웠다. 야권이 ‘권력형 게이트’라고 규정한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 공세를 더욱 강화하는 모양새다.
추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2016년 세계한인민주회의 대표자 워크숍’ 인사말에서 “대통령의 밤의 여인이 낮의 여인으로 등장했다”며 “(그가) 재벌 대기업의 등을 쳐서 800억원이란 목돈을 가로채 갔다. 기가 찰 노릇이다”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또 박 대통령을 겨냥해 “정부에서 하고 있는 일을 빼앗고 재벌의 등골을 빼먹는 대통령의 밤의 여인과 수상한 사람들을 보면서 나라의 기강이 혼용무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잘못을 인식해야 되는데 오히려 더 큰 잘못들을 가리기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추 대표는 최근 미르ㆍ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연일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는 새누리당이 관련 인사들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막고 있는 데 대해 “민생을 지킨다더니 국민을 위한 민생이 아니라 정권민생, 측근민생, 친인척민생”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도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박근혜 정부의 권력농단형, 권력부패형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이날 추 대표는 같은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표와 정권교체를 다짐하며 “내년 대선에서 지면 한강에 빠지겠다”는 뼈있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문 전 대표도 “우리 당의 대권주자 지지도 합계가 여권 주자들의 지지율 합계보다 월등히 높다”며 “이러고도 못 이기면 아마 제가 제일 먼저 한강에 빠져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추 대표가 앞서 “우리가 대선에서 지면 다 한강에 빠져야지, 낯을 들고 다닐 수 없다는 각오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맞장구를 친 것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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