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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환구시보 “한국 해경 난폭함 때문에” 적반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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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환구시보 “한국 해경 난폭함 때문에” 적반하장

입력
2016.10.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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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신화망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신화망

중국 정부는 자국 어선이 지난 7일 한국 해경정을 침몰시킨 사건과 관련해 냉정하고 이성적인 처리를 요청했다. 자국 어선들의 불법어로와 공격적인 행동으로 한국 해경이 목숨을 잃을 뻔한 사건에 대해 외교상의 수사에 그친 것이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재차 유감을 표한 뒤 “한국 주재 공관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으며 한중 양국이 외교채널을 통해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 정부가 양자관계와 지역 내 안정이라는 대국적인 측면에서 출발해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한국 정부에 이성과 냉정을 주문했다.

겅 대변인은 한국 외교부가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는 등 반발의 강도를 한층 높인 데 대해선 “중국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고 책임감 있게 임하고 있다”는 말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대신 “한중 양측은 어업문제에 관해 체결한 한중 어업협정이 있다”면서 “양측의 관련 행위는 모두 협정의 규정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한국 해경과 자국 어민 모두 문제가 있다는 양비론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향후 한중 양국 간 또 다른 갈등 사안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중국이 한중 어업협정을 거론한 것은 서해를 어로 분쟁지역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적반하장격인 태도로 접근하는 모습이다. 신화통신은 추 대사가 초치된 사실 자체를 전달하는 데에도 소극적이었다. 국수주의적 성격이 강한 환구시보는 되려 자국 어민들을 두둔하고 나섰다. 신문은 “우연한 충돌로 보이는데도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한국 언론이 중국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한국 해경이 난폭하게 법을 집행하면 중국 어민은 두려움 때문에 반항할 수밖에 없다”며 한국 책임론까지 거론했다.

한편, 환구시보는 이날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2016 불국의 의지’ 합동 군사훈련을 두고 “한국과 미국이 한반도의 도발자”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신문은 사설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10월 10일에 추가 도발을 할 것이라고 임의로 가정해놓고 이를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한반도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특히 “잇따른 한미 군사훈련이야말로 북한을 자극하는 가장 위협적인 요소”라며 “지금의 북한 핵ㆍ미사일 위기는 서울ㆍ워싱턴ㆍ평양의 공동책임”이라고 강변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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