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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대통령 탄핵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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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대통령 탄핵 대상”

입력
2016.10.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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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촉구, 野 유신시대 회귀 비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현 정부의 예술적 무지 드러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김우남 제주도당 위원장과 제주시 오라동 한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김우남 제주도당 위원장과 제주시 오라동 한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야권은 12일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대해 일제히 독재정부 시절의 정치검열이라며 반발했다. 문화예술인에 대한 검열은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처사로,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유신 시대로 회귀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다. 청와대는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에 대해 “관련 부처(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부인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을 풍자하고 시대를 비판하는 중요한 사명을 가진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는 이 정부의 예술적 무지를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관련자들을 문책한 뒤 예술인에게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3일 새벽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런 야만적 불법행위와 권력남용을 자행하는 현 정부와 대통령은 탄핵대상 아닌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날 박 시장이 해당 의혹과 관련해 “이래서 불통 소리 듣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에서 수위가 한층 더 높아진 것이다.

박 시장은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이런 정도의 사건이 서구에서 일어났다면 어떤 대통령도, 어떤 내각도 사임할 일이 아닌가”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그는 이어 “정상적 민주주의 하(에) 어떤 공직후보자를 지지했다고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온갖 불이익을 받았다는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권력의 막장 드라마이고 사유화의 극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당장 국회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그 조사결과에 따라 탄핵이든, 사임 요구든 그 무엇이든 합당한 조치를 요구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경미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박근혜 정부는 상식적인 목소리마저 짓누르고 획일적 사회를 만들려는 것인가”라며 “박 정권에 의해 민주 헌법이 황폐화되고 있음을 확인하며 분노한다”고 밝혔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은 “독재정권 시절에나 존재했던 문화계 인사들에게 대한 차별과 탄압의 진상이 드러났다”며 “박근혜 정부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정치적 자유를 탄압하는 초법적 권력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창민 정의당 대변인 역시 “문화예술계에 재갈을 물리려는 청와대의 행태는 가히 70년대를 방불케 한다”며 “청와대가 유신의 추억에 빠져 감시와 통제를 일삼는다면, 억누르는 그 힘만큼 정권의 몰락도 빨라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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