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을 놈의 프로(그램)를 또 하고 있다, 나는”.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3’ 기자간담회에서 처음 공개된 예고편에서 배우 이서진이 한 말이다. ‘투덜이’로 소문난 이서진의 불만이 더 많아졌다. 2015년 여유로운 농촌(강원 정선군)에서 촬영하다 지난 달 남해의 외딴 섬(전남 고흥군 득량도)으로 옮겨 ‘삼시세끼’를 해 먹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냉장고는 사치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도 없어 장작을 펴 밥을 할 때 마다 ‘전쟁’을 치렀다.
이서진은 13일 서울 강남구 호텔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삼시세끼’ 어촌 편 도전이 “너무 갑갑해서 힘들었다”고 말했다. 농촌 편에선 읍내에 나가 콧바람을 쐬기도 했는데, 어촌 편에선 섬 안에서만 생활해야 해서다. “촬영을 하다 ‘배를 타고 어떻게 도망갈까’란 생각”까지 했다고. 어촌 편 촬영을 위해 이서진은 어선면허까지 따는 도전을 했다. 직접 배를 몰고 득량도로 간 이서진은 “실기보다 오랫동안 공부를 안 해 필기 시험을 준비하는 게 어려웠다”며 웃었다. “굉장히 낮은 점수로 합격했다”고 엄살을 부렸지만, 필기와 실기 모두 한 번에 붙었다.
14일 방송될 ‘삼시세끼’ 어촌 편에서 눈 여겨 볼 점은 가수 겸 배우 에릭과 배우 윤균상의 활약이다. 요리가 특기라는 에릭은 섬에서 봉골레 파스타까지 만들며 ‘삼시세끼’의 밥상을 풍족하게 꾸렸다. “차승원에 버금가는 요리사”라고 무뚝뚝한 이서진이 자랑할 정도다.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무사 역을 맡아 깊은 인상을 남긴 윤균상은 의외로 웃음을 책임진다. “감자를 맷돌에 갈아야 하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엉뚱하다.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인기코너 ‘1박2일’ 속 ‘허당 이승기’ 캐릭터가 엿보인다.
섬에서 ‘삼시세끼’를 찍었던 차승원은 농촌으로 갔고, 농촌에서 일했던 이서진은 섬으로 갔다. 시청자들의 관심은 ‘삼시세끼’의 두 축인 차승원과 이서진이 한 데 모여 밥상을 차릴 지에 쏠려 있다. ‘삼시세끼’ 제작을 총괄하는 나영석 PD는 “상상을 해 본적은 있는 데, 하늘 아래 두 태양이 같이 있을 수 없지 않겠느냐”라고 난색을 표하면서도 “두 사람이 함께 나오는 순간이 바로 ‘삼시세끼’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여지를 뒀다. 이서진은 “나영석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여)지금 위태롭지 않느냐”며 “시기를 잘 봐 둘 다 안될 것 같을 때 헤어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농담을 해 간담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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